[2022-12 동아시아 과로사통신] 대만 공인 간병인의 신체적 부담과 과로

일터기사

대만 공인 간병인의 신체적 부담과 과로

황이링 OSHLink
번역 : 동아시아 과로사 통신팀

간병은 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든 일이다. 대만에서 간병하다 본인이 먼저 쓰러진 간병인에 대한 뉴스는 드문 일이 아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만에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간병인이 자신이 돌보던 환자를 살해한 사례는 10건에 달했다. 그중 3분의 1은 살인을 저지른 후 자살을 선택했다. 이러한 극단적인 사례는 장기간의 간병이 간병인에게 얼마나 큰 스트레스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간병, 고령화 시대 고된 노동
연구에 따르면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의 40~50%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그중 20~25%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린다. 대만에서 간병인과 관련된 대부분의 논의는 입주 간병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요양원 등 기관에서 일하는 간병인도 스트레스와 업무 과부하의 위험에 의해 똑같이 위협을 받고 있다.
대만의 출생률은 매년 낮아지고 있다. 2020년엔 합계 출산율 0.99명으로(165,249명이 태어났고 173,156명이 사망), 처음으로 사망이 출생보다 많았다. 이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6%가 넘었고, 2025년까지 65세 이상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대만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노인 요양과 간병에 대한 요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돌봄 산업에서 인력 부족 현상도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공인 간병인과 비공인 간병인
최근 대만의 간병인은 크게 두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공인 간병인과 비공인 간병인이다. 주로 이주노동자로 구성된 비공인 간병인은 입주 간병의 형태로, 많은 경우 노동법 사각지대에 위치하여 매우 장시간 일하고 있지만, 공인 간병인 역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매우 강도 높은 노동을 하고 있다.
공인 간병인은 보건복지부가 인가한 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환자 보호에 대한 자격증을 획득한 인력이다. 이들은 병원이나 요양원, 환자의 가정에서 환자에게 직접적인 보호를 제공한다. 이들의 업무에는 환자 목욕 등 개인위생 관리, 화장실까지 부축하거나 안내하기, 침상 배변 돕기, 활력징후나 체중 측정 및 기록, 환자가 필요한 검사 돕기 등이 포함된다.
2020년 기준으로 대만에는 73,700명의 공인 간병인이 있고, 이 중 85%는 여성이다. 모든 공인 간병인은 대만 노동법에 따라 보호받는다. 즉 연장근무를 포함해 하루 12시간 이내로 일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공인 간병인들은 2교대 혹은 3교대의 교대제 근무를 하게 된다. 이들 공인 간병인 대부분은 고정 야간 혹은 고정 주간 근무를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순환 교대근무를 하는 공인 간병인은 20%에 불과했다.
노동부 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2018년 시행한 조사를 보면, 47%의 공인 간병인이 하루 평균 8시간 근무한다고 답했고, 46.2%는 9~12시간 일한다고 답했다. 평균 노동 시간은 하루 9.06시간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한 달에 22일 미만으로 일하는 비율은 28.3%에 불과했다. 70.6%는 22~25일 일한다고 답했다. 간병인들이 하는 업무가 고되므로, 응답자의 42.9%는 노동 시간이 더 짧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공인 간병인의 45%는 1,014(미)달러 이하의 급여를 받고 있으며, 39.9%는 1,014~1,182 달러의 급여를 받고 있다.같은 조사에서 공인 간병인들은 일하면서 신체 기능이 나빠졌다고 느끼거나(16.9%), 급여가 너무 적고(11.1%), 일과 가족 사이의 균형을 찾기 어렵고(8.2%), 너무 길게 일한다(7.2%)고 답했다.
이들이 하는 일 중 신체적으로 가장 부담이 높은 작업은 환자를 침상에서 일으키기, 환자를 휠체어로 옮기기, 목욕시키기 순으로 나타났다. 환자를 들고 옮기는 작업이 가장 힘든 일인 것이다. 게다가 다수의 공인 간병인들이 고령이기도 해서(65.2%가 45세 이상) 업무 관련 근골격계질환에 쉽게 걸릴 수 있다.
고령화 시대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많은 일 중, 점점 수요가 높아질 공인 간병인들에게 적당한 노동강도와 적절한 임금을 제공하는 것이 반드시 포함될 것이다.

5일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