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노칼럼] 극우는 왜 경광봉을 들었나 (25.02.06)

기고

매노칼럼) 이번주 매노칼럼은 최진일 회원의 글입니다. 사회에 극우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일터는 이미 그전부터 민주주의 없이 사업주가 절대자로 군림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안전모와 경광봉이 파시즘의 상징으로 호출되고 있지만, 거리에 넘치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요구가 우리들의 일터로도 파도처럼 번지면 좋겠습니다.

“노동자들이 안전수칙을 지키도록 강력하게 통제하고, 위반자들을 엄벌하면 사고가 줄어든다고 믿는 자들이 현장에도, 행정에도, 정치에도 차고 넘친다. 산업안전보건법의 99%가 사업주의 의무를 명시한 법이라는 엄연한 사실은 이들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5일 발표된 현대제철노동자 인권실태조사 보고서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이후 이들 산업안전 극우파들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정확히 보여줬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도 거치지 않은 징계규정이 사측의 공문 한 장으로 시행되고, 산재를 당한 피해자마저 수칙 위반으로 징계를 당했다. 더 큰 문제는 징벌적 규제가 결국은 조직적인 산재은폐를 양산한다는 점이다. 산재은폐는 예방할 기회의 상실이며 이는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진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했으나, 파시즘적인 안전관리도 결국 노동자의 피를 부른다. 노동자들이 수시로 가스누출 현장에 숨을 참고 뛰어 들어가 밸브를 잠그는 이 현장에서 산업안전 극우파들은 노동자들이 왜 그래야만 하는지, 어떻게 하면 이런 일을 안 해도 되는지 관심이 없다. 그저 수칙을 위반하는 노동자들을 처벌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정말 이렇게 하면 산재가 줄어들 것이라고 믿는 걸까.”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6074

8기고

댓글

댓글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정보통신 운영규정을 따릅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