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은 생명과 직결된 재난입니다
택배노동자 긴급 폭염대책 및 택배없는 날 시행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
일시, 장소 : 7월 11일(금)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앞 / 주최 :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보도자료 전문: https://docs.google.com/document/d/1Zn2fjnDqB6PIAIdKIgyJTJfNPBW3ziW9gWAqYMgoUmU/edit?tab=t.0
회견 순서
사회 : 한선범 과로사대책위 간사
모두 발언
– 박석운 과로사대책위 공동대표
긴급 대책 촉구 발언1
– 김광창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
긴급 대책 촉구 발언2
– 정혜경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진보당)
긴급 대책 촉구 발언3
– 참여연대 김주호 민생경제팀장
노동안전 발언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유청희 활동가
소비자 발언
– 녹색소비자연대 고민정 사무총장
긴급 대책 촉구 발언4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대통령님께 보내는 서한 낭독
– 택배노조 김광석 위원장
대통령실 서한 전달
이재명 대통령님께 드리는 공개 서한
택배노동자들에 대한 긴급 폭염 대책을 마련해 주십시오
대통령님.
폭염으로 인해, 택배노동자들이 생사의 위험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7월 들어, 벌써 3사람의 택배 종사자들이 폭염으로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곳곳에서 택배노동자들이 일하다 쓰러졌다는 소식들이 들리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2020~21년 당시의 ‘26명의 연이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사건’이 재발할까 매우 불안합니다.
택배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은 사회적 변화에 매우 취약합니다.
특수고용・간접고용 택배노동자들은 기본적으로 장시간 고강도 과로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법・제도적 보호장치 또한 매우 미흡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급격한 사회변화는 택배노동자 근로조건에 곧장 영향을 미칩니다. 지난 코로나 펜데믹 영향으로 폭증한 택배물량은 고스란히 26명의 과로사로 이어졌습니다. 폭염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님.
이러한 위험의 뿌리에는 택배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배송 속도경쟁’이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오전에 주문하면 저녁에 도착하고,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도착하는 배송에 익숙해 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택배노동자들은 하루 2, 3회 반복배송에 내몰리고, 배송마감시간을 지키기 위해 바짝 긴장한 채 줄달음쳐야 하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계약기간 중에도 배송구역을 빼앗기고 해고를 당하는 ‘상시 고용불안’ 속에 놓여 있습니다.
마치 사회적 합의 이전의 무방비상태의 정글에 코로나가 덮쳤듯, 배송 속도경쟁을 강요하는 택배현장에 폭염이라는 재난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폭염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장시간 고강도 야외 노동을 수행하는 택배노동자들에게는 생명과 직결된 재난입니다. 매우 시급하고 위험한 상황입니다.
택배노동 전반이 실외에서 극한의 무더위 속에서 수행되는 상황에서, 폭염시기에는 택배노동자의 노동시간과 노동강도를 긴급히 줄이는 응급대책이 실시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만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습니다.
대통령님. 택배노동자가 폭염으로 쓰러지지 않도록 다음과 같은 긴급한 대책을 조치해주시기 바랍니다.
- 지연배송에 따른 불이익 조치를 금지해주십시오.
– 한낮의 불볕더위에는 반드시 쉬어야 합니다. 그러나 택배사에서 지연배송에 불이익을 주고 있어, 한낮의 폭염에도 쉴 수가 없는 실정입니다. 폭염시기에는 지연배송에 따른 어떠한 불이익도 생기지 않도록 조치해 주십시오.
- 폭염시기 택배 터미널과 물류센터에서 긴급 냉방 대책이 실시되도록 조치해 주십시오.
– 현재 폭염이 택배 터미널과 물류센터를 덮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에어컨은 물론이고 선풍기조차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택배종사자들이 상주하는 터미널과 물류센터에서의 선풍기, 에어컨 설치와 택배노동자들에 대한 냉각 조끼 지급 등 긴급한 폭염대책이 실시되도록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
- 폭염시기 택배배송노동자들의 분류작업 수행을 금지해주십시오.
– 지난 ‘택배과로사 예방을 위한 사회적 합의’ 당시 과로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분류작업을 택배노동자의 업무에서 제외했지만, 일부에서는 업무 대가를 받고 택배기사들이 분류작업을 폭염속에서도 계속 수행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쿠팡은 지난 청문회에서 분류작업을 책임지겠다 약속했지만 여전히 무임금 공짜노동으로 택배기사들에게 수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제 폭염시에는 택배기사의 분류작업 수행 금지 조치를 취해 주시기 바랍니다.
- 폭염시에는 택배노동자 본연의 업무인 ‘집하’와 ‘배송’ 외의 업무가 금지되도록 조치해 주십시오.
– 쿠팡의 경우 프레시백(보냉백) 회수라는 업무를 개당 100원이라는 헐값에 택배배송노동자들에게 강요하고 있습니다. 생활물류법상 택배노동자의 고유 업무가 아닌데도 폭염시기에도 예외없이 택배노동자들로 하여금 수행토록 강제되고 있고, 이로 인해 과로와 폭염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폭염시에는 택배노동자 본연의 업무인 ‘집하’와 ‘배송’ 외의 업무가 금지되도록 조치해 주십시오.
- 폭염에 지친 택배노동자들이 단 하루 온전히 휴가를 갈 수 있도록, 8월 14일 ‘택배없는 날’에 전체 택배사가 참여하도록 해주십시오.
– 사회적으로 합의되어 2020년 8월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택배없는 날’이지만 그동안 쿠팡은 한 차례도 동참하지 않고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택배사가 동참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대통령님. “늦어도 괜찮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신속배송을 위해 택배노동자들이 쓰러질 정도로 일해야 하느냐”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당시 정부와 국회, 화주, 택배사, 대리점, 소비자들과 함께 택배노동자 과로방지 사회적합의를 할 만들었던 당사자들입니다.
사회적 합의로 실시된 대책으로 대규모 과로사 사태가 진정되고 택배노동자들의 처우가 다소 개선되었지만, 아쉬웠던 것이 있었습니다.
특히 폭염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던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부디, 폭염 숙에서 택배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사회,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소비자들의 편리함이 균형을 이루고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재난과 같은 폭염 속에서, 대통령님도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7월 11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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