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질환자 경제적 고통, 정신적 불안 시달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노동·환경·건강 학술제'에서 발표
근골격계질환자들은 치료가 매우 불만족스럽고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정신적 불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진재단 부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소장 백도명)이 지난 10일 녹색병원 강당에서 개최한 ‘2004년 노동·환경·건강 학술제’에서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부설 직업성근골격계질환센터 소장은 모 조선소의 97~2002년 산재보험 자료를 분석하고 지난 4월 현재 요양중인 근골격계질환자 197명을 면접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선소 근골격계질환자 월등히 높아”
이에 따르면 97~2002년 1,571명의 산재환자 중 뼈의 골절 등 사고성 질환은 30.8%였으며 척추 추간판탈출증(디스크) 등 근골격계질환은 54.8%에 달했다. 근골격계질환은 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선소에서는 97년 근골격계질환자가 백명당 1명이었으나 2002년 1.98명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다른 7개 조선소 평균보다 높은 수치이지만, 조선소 전체적으로 97년 0.34명에서 2002년 0.89명으로 역시 증가했으며, 이는 전체 사업장의 2002년 현재 0.17명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치다.
면접조사에 응한 197명의 평균 근속연수는 14.4년이고, 15년 이상자가 57.8%를 보였다. 이들은 산재인정을 받기까지 모두 6.57개월(산재신청까지 3.61개월, 산재인정까지 2.96개월)이 소요됐는데, 회사의 늑장처리 때문이라는 응답이 다수(70.6%)를 보였다.
응답자의 93.7%(중복)가 추간판탈출증을 앓고 있으며 관절부위 염좌 42.4%, 관절손상 31.4%이 뒤를 이었다. 전체 요양기간은 437.9일, 입원기간은 287.5일, 요양시작 후 수술까지 8.28개월이 소요됐다. 요양환자의 절반은 수술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입원치료의 70%는 의사의 권유로 입원을 결정했다고 답했다.
“치료 성의 없고 증상 호전 적어”
그러나 응답자의 38%는 치료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성의가 없다’(27.1%), ‘협소하고 불결한 시설’(25.0%), ‘치료시간의 부족’(10.4%) 등을 이유로 꼽았으며 요양 중 증상의 호전정도도 37.7%로 낮다고 답했다. 또한 요양 중 회사 관리자의 방문이나 전화를 받은 응답자가 83.9%에 달했으며 회사의 개입에 마음이 불편했다는 응답자가 52.7%로 나타났다.
요양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수입감소 등 경제적 어려움’(29.8%)을 가장 많이 꼽았고, ‘산재인정 기간 너무 길다’(18.5%), ‘증상의 개선이 없고 치료의 효과가 적다’(15.7%)가 뒤를 이었다. 이들의 심리상태도 매우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화 증상(신체적 문제가 없음에도 통증, 소화계통 이상 등 호소)을 38.8%가 호소하고 불안 16.6%, 공포 15.9%, 정신증 13.4%, 우울 12.1% 등으로 나타났다. 면접조사 결과, 통원치료는 곧 현장복귀라는 인식 때문에 환자들은 통원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임 소장은 “조사 사업장은 비교적 근골격계질환자의 관리체계가 자리 잡은 사업장인데도 이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것은 다른 사업장의 근골격계질환들의 관리실태는 더욱 열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은 문제점들은 환자들의 치료를 방해하고 요양기간 연장을 초래하며 현장으로의 복귀를 어렵게 한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진보적 노동·환경·건강학술제 될 것”
이번 학술제는 원진레이온 노동자 직업 투쟁의 성과로 지난 99년 설립된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5년을 맞는 올해 처음으로 학술제를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학술제에서는 △직업인의 환경과 건강 △직무관련 유해요인 평가 △산업역학 연구 △산업안전보건 정책대안 등 모두 4개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지하철 노동자들의 건강과 직무별 작업환경 평가’, ‘농업인의 질환 및 사고발생 양상 분석’, ‘자동차 산업의 노동과정 변화와 근골격계질환 발생 특성’, ‘참여적 접근방법을 통한 근골격계질환 예방관리’ 등의 흥미로운 주제들이 발표됐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지난 5년간 수행해온 노동환경분야의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평가하는 학술제를 열었다”며 “이후 매년 진보적 노동환경건강분야 학술제로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윤정 기자 yon@labortoday.co.kr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노동·환경·건강 학술제'에서 발표
근골격계질환자들은 치료가 매우 불만족스럽고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정신적 불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진재단 부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소장 백도명)이 지난 10일 녹색병원 강당에서 개최한 ‘2004년 노동·환경·건강 학술제’에서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부설 직업성근골격계질환센터 소장은 모 조선소의 97~2002년 산재보험 자료를 분석하고 지난 4월 현재 요양중인 근골격계질환자 197명을 면접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선소 근골격계질환자 월등히 높아”
이에 따르면 97~2002년 1,571명의 산재환자 중 뼈의 골절 등 사고성 질환은 30.8%였으며 척추 추간판탈출증(디스크) 등 근골격계질환은 54.8%에 달했다. 근골격계질환은 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선소에서는 97년 근골격계질환자가 백명당 1명이었으나 2002년 1.98명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다른 7개 조선소 평균보다 높은 수치이지만, 조선소 전체적으로 97년 0.34명에서 2002년 0.89명으로 역시 증가했으며, 이는 전체 사업장의 2002년 현재 0.17명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치다.
면접조사에 응한 197명의 평균 근속연수는 14.4년이고, 15년 이상자가 57.8%를 보였다. 이들은 산재인정을 받기까지 모두 6.57개월(산재신청까지 3.61개월, 산재인정까지 2.96개월)이 소요됐는데, 회사의 늑장처리 때문이라는 응답이 다수(70.6%)를 보였다.
응답자의 93.7%(중복)가 추간판탈출증을 앓고 있으며 관절부위 염좌 42.4%, 관절손상 31.4%이 뒤를 이었다. 전체 요양기간은 437.9일, 입원기간은 287.5일, 요양시작 후 수술까지 8.28개월이 소요됐다. 요양환자의 절반은 수술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입원치료의 70%는 의사의 권유로 입원을 결정했다고 답했다.
“치료 성의 없고 증상 호전 적어”
그러나 응답자의 38%는 치료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성의가 없다’(27.1%), ‘협소하고 불결한 시설’(25.0%), ‘치료시간의 부족’(10.4%) 등을 이유로 꼽았으며 요양 중 증상의 호전정도도 37.7%로 낮다고 답했다. 또한 요양 중 회사 관리자의 방문이나 전화를 받은 응답자가 83.9%에 달했으며 회사의 개입에 마음이 불편했다는 응답자가 52.7%로 나타났다.
요양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수입감소 등 경제적 어려움’(29.8%)을 가장 많이 꼽았고, ‘산재인정 기간 너무 길다’(18.5%), ‘증상의 개선이 없고 치료의 효과가 적다’(15.7%)가 뒤를 이었다. 이들의 심리상태도 매우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화 증상(신체적 문제가 없음에도 통증, 소화계통 이상 등 호소)을 38.8%가 호소하고 불안 16.6%, 공포 15.9%, 정신증 13.4%, 우울 12.1% 등으로 나타났다. 면접조사 결과, 통원치료는 곧 현장복귀라는 인식 때문에 환자들은 통원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임 소장은 “조사 사업장은 비교적 근골격계질환자의 관리체계가 자리 잡은 사업장인데도 이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것은 다른 사업장의 근골격계질환들의 관리실태는 더욱 열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은 문제점들은 환자들의 치료를 방해하고 요양기간 연장을 초래하며 현장으로의 복귀를 어렵게 한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진보적 노동·환경·건강학술제 될 것”
이번 학술제는 원진레이온 노동자 직업 투쟁의 성과로 지난 99년 설립된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5년을 맞는 올해 처음으로 학술제를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학술제에서는 △직업인의 환경과 건강 △직무관련 유해요인 평가 △산업역학 연구 △산업안전보건 정책대안 등 모두 4개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지하철 노동자들의 건강과 직무별 작업환경 평가’, ‘농업인의 질환 및 사고발생 양상 분석’, ‘자동차 산업의 노동과정 변화와 근골격계질환 발생 특성’, ‘참여적 접근방법을 통한 근골격계질환 예방관리’ 등의 흥미로운 주제들이 발표됐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지난 5년간 수행해온 노동환경분야의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평가하는 학술제를 열었다”며 “이후 매년 진보적 노동환경건강분야 학술제로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윤정 기자 yon@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