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공격위해 안전 뒷전, LG칼텍스정유 결국 폭발사고
관계기관 '쉬쉬'하다 이제는 책임회피..."황화수소 유해성 별로 없다"
금영재 기자
오전 7시15분에 일어났던 LG칼텍스 정유공장 폭발사고는 위한 황산제거소각로가 터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소각로가 폭발하여 탱크의 개폐막이가 떨어져나가면서 그 안의 황화수소(h2s)가 유출된 것이다. 회사측의 갑작스러운 단전조치와 'Shut Down'으로 인한 조치로 압력의 균형점을 잃은 황화수소가 터져나가면서 발생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여수지역 관내기관을 비롯 어떤 기관에서도 오염도측정및 환경영향조사를 하지않았던 것이 드러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회사측은 인적,물적피해가 없어서 추가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하고 있으며 관련기관은 회사측으로부터의 '요구'나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조사할 계획이 없다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폭발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소방당국등은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폭발의 성격이나 안전조치문제는 손도 대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회사측의 막무가내 공장가동중단과정에 대해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노조의 점거에 의해 공정이 'Shut Down'된 것이 아니라 회사측의 전력공급차단과 의도적인 조치에 의해 공정중단이 이루졌다는 점에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따라서 "노조에 의해 강제로 공정이 중단되면서 안전문제가 생겼다"라는 언론의 보도는 '오보'로 판명났으며 공장내 '폭발사고'는 사실로 드러났다.
단전조치와 'Shut Down'은 회사측의 조치라는 것 시인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회사측관계자는 "갑자스러운 공정중단이 가져올 안전위험은 어떠한 것이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매우 심각하고 자칫하면 대규모 재해로 이어진다"라는 대답을 했다. 그러나 "왜 알고있으면서 그렇게 갑작스러운 'Shut Down' 조치를 했는가 ?" 라는 질문에서는 "노조측이 공장가동중단을 하려 한다고 생각했기때문에 안전때문에 그랬다"라는 모순된 답변을 하였다.
이말은 노조측의 공장가동 중단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 '공장가동 중단'을 했다는 말인데 궁색하다. 결국 공권력을 불러들이기 위한 조치였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더 큰 문제는 회사측의 사고대처방식이다. 회사측은 이미 Shut Down 조치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그것과 관련한 안전조치나 폭발위험성은 일체 외부로 알리지 않았다.
여수소방서 상황실 관계자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현장에 출동하지는 않았다"고 밝혔고 여수경찰서 관계자는 "안전의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것이 실제 무엇인지는 들은적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어제 밤 10시가 넘은 시각에 지나서야 여수소방서는 현장을 파악했으나 '공식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거나 조사는 이루어 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도청과 여수시청과 산업안전공단,가스안전공사,노동부 역시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모두 쉬쉬하고 있었다. 기자가 사실확인과 환경영향문제 취재를 위해 관련기관 10여군데에 30여통의 전화를 하는 동안 모든 부처가 "사건은 인지했지만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자칫, 황화수소 유출은 치명적인 대형사고로 이어져
이번에 유출된 황화수소의 양과 피해문제와 관련해서는 회사측의 "별문제없다"라는 말 이외에 그 어떠한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전남도청 환경보존과 정모씨는 "수소와 황성분으로 구성된 황하수소에서 황을 제거하는 과정이 황해수과정이다. 만일 유출되었다면 인근 동식물에게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다고 밝혔다.
기자가 "전문가에 따르면 황화수소는 유독물질이라고 아는데요?"라고 묻자 "누가 전문가냐? 내가 전문가다. 그런데 그런식으로 따지면 사고 아닌것이 어디있냐?"라면서 결국 답변의 말미에 가선 "자신의 관할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황화수소유출사고는 1978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사건이 유명하며 이 사고로 8명이 사망하고 29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최근 2003년 중국의 경우 24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대표적이다.
세계수준의 정유공장에서는 '정량에 따른 피해기준'이 존재하지만 국내 굴지의 칼텍스 정유회사는 이러한 사고와 관련해 법적규제를 받지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여수시민들은 사고가 발생해도 알지못하거나 대책없이 노출되는 등 '칼텍스'가 환경안전의 사각지대로 자리잡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주민들에게 지역공헌기금으로 보답하라'는 노조측의 주장을 '교섭대상이 아니다'라는 말만 반복해온 사측의 태도는 '기업윤리'를 의심케 한다.
이번 사고로 인해 사고가 발생해도 모두 쉬쉬하고 있었던 관련기관, 무엇보다 사고를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여수산업단지를 통째로 날려버릴수 있는 '위험천만한 짓'을 감행한 회사측은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책임을 노조로 돌렸던 사측이 실제 책임당사자라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잇따라 '오보'를 받아썼던 언론의 문제는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2004년판 [살인의 추억?] "노조원 동태파악하느라 정신없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정부측의 인식은 그야말로 한심하고 무능하다고 할 수 있다. 단적으로 "대단히 위험한 상황에서 회사측의 조치를 만류하거나 안전조치도 하지 않고 공권력을 투입한 것은 잘 못 아니냐?" 라는 기자의 질문에 여수경찰서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회사로 부터 위험과 관련해 연락받은 것이 없으니 어떻게 위험한지를 몰랐던 거고 .. 지금 그런것 따질 정신이 없어요.지금 우리 노조원들 어디로 갔는지 장소파악하느라 정신을 못차리겠습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답변이다.
한편 오늘(20일) 생산공정이 정상화 된다던 회사측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회사측 관계자는 "430명의 대체인력을 투입했지만 제4정유공정만 시험가동을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 20일정도가 있어야 정상화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하면서 "20일이 지나면 정유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쯤되면 그 '직권중재'가 도대체 무엇을 중재한다는 것인지 헷깔릴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