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비정규직 차별 항거 하청노동자 분신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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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비정규직 차별 항거 하청노동자 분신사망
 오늘 새벽 현대중 업체사무실 앞에서…유서사본 발견

노동과세계  제2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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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노동탄압과 비정규직 차별에 맞선 노동자들의 자결항거사태가 빚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내하청 노동자가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절규하며 분신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오늘(2월14일) 새벽 5시께 울산 현대중공업 사내 하청업체인 인터기업 사무실 앞에서 지난해말 이 업체를 퇴직한 박일수(50)씨가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씨는 이날 새벽 온몸에 인화물질을 붓고 분신한 것으로 보이며, 벗어 놓은 점퍼 호주머니에서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차별대우 등을 비난하는 내용의 유서 사본이 나왔다. 고인의 시신은 현재 현대병원(울산 화봉동 상방공원 앞)에 안치돼 있다.
박일수 씨는 '하청노동자도 인간이다. 사랍답게 살고 싶다'로 시작하는 A4용지 세 장 분량의 유서사본에서 "어차피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일 수밖에 없는 나의 신분에 한 점 부끄럽지 않다"며 "하지만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로 산다는 것은 인간이길 포기해야 하는 것이며 현대판 노예로, 기득권 가진 놈들의 배를 불려주기 위해 제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박 씨는 이어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비인간적 처우와 정규직과의 차별대우, 회사의 경영비리, 노동부의 직무유기 등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박 씨의 유서사본은 "앞서간 열사들의 고뇌와 희생에 같은 심정이다. 나의 한 몸 불태워 하청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환경이, 착취당하는 구조가 개선되길 바란다"며 "부디 하청비정규직 노동자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진실된 노동의 대가가 보장되는 일터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끝을 맺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금속산업연맹 울산본부 등은 오전 11시께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태해결에 나서기로 한 뒤 사태파악과 수습에 나섰다.

한편 근골격계 질환으로 울산 세원신경정신과의원에 입원 중이던 현대중공업 산재환자 유석상(의장 3부)씨도 이날 오전 7시께 병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노동과 세계 kctuedit @ nodong.org

 
한노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