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두산중공업 사업장 사망사고…이럴수가

두산중공업 사업장 사망사고…이럴수가

두산중공업이 잇따른 재해사고로 아연실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지게차 작업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한 달만에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게다가 이번 사고의 경우 지게차 운전자가 교통사고 혐의로 구속되는 사태까지
발전하면서 '회사가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인재'로 치부하며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곤혹스런 모습이다.
반면 두산중공업 경남 창원공장에선 '산업재해를 교통사고로 둔갑, 사고를 은폐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사태는 일파만파 확산될 조짐이다.

지난 1월21일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출하관리 쇼트장 앞 작업현장. 오후 4시20분 께 장
아무개(52·상화도장개발 소속)는 이곳에서 작업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제품운반을 위해 신호수 지시를 받고 이동 중이던 50톤 지게차 바퀴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이 사고로 현장에서 아내와 두 자녀를 남겨두고 세상과 이별하고
말았다.

문제는 불과 두 달 전에도 이와 유사한 사망사고가 같은 장소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1월9일 있었던 사고가 그것. 이날 지게차 작업 도중 제품이 쓰러지면서
하청업체인 상화도장개발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가 제품에 깔려 숨지는 사건을 발생했다.


게다가 지난 새해 벽두에는 두산중공업 보일러공장 소속 김아무개 반장(45)이 공장 인근
바닷가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도 일어났다. 이 때문에 두산중공업은 때아닌
'사람잡는 공장(?)'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중대재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노동자들은 회사측의 안전불감증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에선 원·하청 책임자 처벌,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서는 형국이다.

두산중공업 노동조합은 잇따른 사망사고와 관련, 명예퇴직으로 인한 인력감축과 노동강도
강화, 납기준수와 작업 강요, 원청과 협력업체 사용자의 안전불감증, 실효성 없는
재발방지대책, 노동부 직무유기 등이 불러온 총체적인 참담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회사측의 안전불감증에 대해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그 근거로 지난해 11월 사고
이후 두산중공업은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이나 안전관리 조치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노동부도 일부 지게차 작업자들을 대상으로 한차례 교육을 실시한 것 이외에는
어떤 관리감독도 한 적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노동자들은 두산중공업이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예컨대 산재사고를 교통사고로 둔갑(?)시켜 사고의 본질을 왜곡하고 흐리게 만들고
있다는 것.

실제 장 아무개 사망 시 지게차를 운전했던 원청 소속 김 아무개(48)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구속된 상태다.

노조는 "사고 직후 두산중공업 관리자들은 교통사고로 처리돼야 한다는 말들을 여기저기
흘리고 다녔다"면서 "산재사망 중대재해를 은폐하고 사고의 본질을 왜곡하며 흐리게
하려는 공장을 치밀하게 펼쳤던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4일 노사와 노동부, 산업안전공단과의 합동 현장조사 과정에서 작업 중
발생한 사고로 업무상 재해임을 확인했다"면서 "반면 두산중공업은 현장조사 과정에서
주변에 작업자가 전혀 없었다고 하는 등 명백한 사실을 은폐하려고 했다"고 강변하고 김
아무개의 석방을 요구했다.

반면 두산중공업은 어쩔 수 없는 인재사고란 입장이다. 두산그룹 한 관계자는 "아무리
주의를 한다고 해도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 "공장에선 이번 사고뿐만
아니라 종종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결국 작업자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사고를 예방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노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