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노동자 작업장 노말헥산 농도, 기준치 4.5배
이주공대위,단병호 의원 현장재현 검증결과 발표
구조적이고 근본적 대안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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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 기자 peyo@jinbo.net
실태조사 결과 노말헥산 농도 충격적 수준으로 드러나
‘이주노동자 노말헥산 중독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와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실이 실시한 현장검증 결과, 노말헥산 중독 증세로 이른바 ‘앉은뱅이 병’을 얻은 태국노동자들이 일 했던 작업장의 노말헥산 농도가 무려 기준치의 4.5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5도라고 알려진, 1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실에서 이주공대위와 단병호의원은 지난 31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동아디지탈 사업장에서 실시한 현장 재현검증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조사팀은 작업장의 온도가 낮은데다 환풍기를 최대한 가동시키고 문까지 열어놓은 상황에서 측정했는데도 불구하고 노말헥산의 농도는 69, 87, 162, 195ppm으로 기준치의 최고 6.8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현재 노말헥산에 대한 법적 기준치는 1일 8시간 노동 기준으로 50ppm으로 설정되어 있고, 초과노동을 하는 경우 기준치를 보정하도록 되어있다. 동아디지탈에서 근무하던 태국 노동자들은 하루에 14내지 16시간 동안 노동한 것으로 밝혀졌고, 회사 주장대로 최소한 14시간 노동을 했다고 볼 때 보정치를 적용한 법적 허용 기준은 28.6ppm이 된다.
따라서 실제 태국노동자들이 작업했던 당시 작업장의 노말헥산 농도는 측정치보다 훨씬 높았을 것이라고 최성준 원진연구실 연구실장은 밝혔다. 또한 이주공대위는 현장 조사 결과, 작업공간은 1~2평에 불과해고 거의 밀폐공간인데다가 방독마스크나 보호장갑도 착용하지 않았고 사전 교육조차 없었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기존의 안전점검과 작업환경측정 결과는 '이상무'
더 심각한 것은 이 사업장의 경우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해 안전전문 업체로부터 안전관리대행계약을 맺고 1년에 6차례나 주기적으로 안전점검과 보건관리를 받아와을 뿐 아니라 1년에 두 차례씩 꾸준히 작업환경측정도 받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단병호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안전보건관리쳬계에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결함이 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 질타했다.
한편 이주공대위의 현장조사 결과 동아디지털에서는 대표적 유독성 유기용제인 노말헥산의 원액통을 수동식주유기로 1.8리터 들이 페트병에 담아 태국노동자들이 나일론 티슈에 헥산을 적셔 부품을 닦아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헥산이 문제가 된 이후에는 페트병을 핫도그 판매 노점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케찹 용기로 교체해준 어이없는 사실 또한 드러났다.
현재 추언총, 완란폰, 파타라완, 아니잔 등 발병 사실이 최초로 드러난 태국이주노동자들의 경우 상태가 호전돼서 남의 도움을 받으면 일어날 수 있을 정도이지만 발병 사실이 드러난 이후 사업주에 의해 쫓기듯 출국당했다가 재입국한 노동자들의 경우 상태가 매우 심각해 다리는 커녕 손가락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백승연 이주공대위 활동가는 기자에게 전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이후, 정부는 나름대로 ‘신속히 대처’했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수원지검 공안부에 이 사건을 배당했고 수원지검은 해당 공장장과 사업주를 즉각 구속했다. 지난 달 24일에는 “불법체류노동자들도 기본권의 배제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해당 노동자들에게 산재판정을 내렸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인라는 지적
한편 근본적인 문제 해결노력없이, 정부의 이례적인 신속한 대책과 노말헥산이나 영세사업장의 악덕 사업주의 문제로 국한되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미디어참세상은 단병호 의원에게 “이번 사태는 노말헥산 농도의 문제로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법적 보호는 커녕 강제출국이 두려워 병원도 못가는 현실이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냐”며 “진상조사와 별개로 법무부등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고 있는지” 질의했다.
이에 단병호 의원은 “미등록이주노동자가 40여만이 되는 상황이데 이들은 인권탄압이나 유해환경에서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민주노총과 협의해 이주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에 대한 본질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 중”이고 “결국 제도적으로 접근해 고용허가제가 아닌 노동허가제를 쟁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이지만 실질적 대처방안은 부족한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으로는 어이없을 정도로 부끄러운 이번 사건이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이주노동자들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계기가 될지, 운이 나빠 ‘앉은뱅이 병’을 얻은 아니 운이 좋아 매스컴을 탄 태국노동자들에 대한 ‘신속한 조치’로 마무리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주공대위,단병호 의원 현장재현 검증결과 발표
구조적이고 근본적 대안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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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 기자 peyo@jinbo.net
실태조사 결과 노말헥산 농도 충격적 수준으로 드러나
‘이주노동자 노말헥산 중독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와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실이 실시한 현장검증 결과, 노말헥산 중독 증세로 이른바 ‘앉은뱅이 병’을 얻은 태국노동자들이 일 했던 작업장의 노말헥산 농도가 무려 기준치의 4.5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5도라고 알려진, 1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실에서 이주공대위와 단병호의원은 지난 31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동아디지탈 사업장에서 실시한 현장 재현검증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조사팀은 작업장의 온도가 낮은데다 환풍기를 최대한 가동시키고 문까지 열어놓은 상황에서 측정했는데도 불구하고 노말헥산의 농도는 69, 87, 162, 195ppm으로 기준치의 최고 6.8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현재 노말헥산에 대한 법적 기준치는 1일 8시간 노동 기준으로 50ppm으로 설정되어 있고, 초과노동을 하는 경우 기준치를 보정하도록 되어있다. 동아디지탈에서 근무하던 태국 노동자들은 하루에 14내지 16시간 동안 노동한 것으로 밝혀졌고, 회사 주장대로 최소한 14시간 노동을 했다고 볼 때 보정치를 적용한 법적 허용 기준은 28.6ppm이 된다.
따라서 실제 태국노동자들이 작업했던 당시 작업장의 노말헥산 농도는 측정치보다 훨씬 높았을 것이라고 최성준 원진연구실 연구실장은 밝혔다. 또한 이주공대위는 현장 조사 결과, 작업공간은 1~2평에 불과해고 거의 밀폐공간인데다가 방독마스크나 보호장갑도 착용하지 않았고 사전 교육조차 없었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기존의 안전점검과 작업환경측정 결과는 '이상무'
더 심각한 것은 이 사업장의 경우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해 안전전문 업체로부터 안전관리대행계약을 맺고 1년에 6차례나 주기적으로 안전점검과 보건관리를 받아와을 뿐 아니라 1년에 두 차례씩 꾸준히 작업환경측정도 받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단병호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안전보건관리쳬계에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결함이 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 질타했다.
한편 이주공대위의 현장조사 결과 동아디지털에서는 대표적 유독성 유기용제인 노말헥산의 원액통을 수동식주유기로 1.8리터 들이 페트병에 담아 태국노동자들이 나일론 티슈에 헥산을 적셔 부품을 닦아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헥산이 문제가 된 이후에는 페트병을 핫도그 판매 노점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케찹 용기로 교체해준 어이없는 사실 또한 드러났다.
현재 추언총, 완란폰, 파타라완, 아니잔 등 발병 사실이 최초로 드러난 태국이주노동자들의 경우 상태가 호전돼서 남의 도움을 받으면 일어날 수 있을 정도이지만 발병 사실이 드러난 이후 사업주에 의해 쫓기듯 출국당했다가 재입국한 노동자들의 경우 상태가 매우 심각해 다리는 커녕 손가락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백승연 이주공대위 활동가는 기자에게 전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이후, 정부는 나름대로 ‘신속히 대처’했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수원지검 공안부에 이 사건을 배당했고 수원지검은 해당 공장장과 사업주를 즉각 구속했다. 지난 달 24일에는 “불법체류노동자들도 기본권의 배제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해당 노동자들에게 산재판정을 내렸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인라는 지적
한편 근본적인 문제 해결노력없이, 정부의 이례적인 신속한 대책과 노말헥산이나 영세사업장의 악덕 사업주의 문제로 국한되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미디어참세상은 단병호 의원에게 “이번 사태는 노말헥산 농도의 문제로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법적 보호는 커녕 강제출국이 두려워 병원도 못가는 현실이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냐”며 “진상조사와 별개로 법무부등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고 있는지” 질의했다.
이에 단병호 의원은 “미등록이주노동자가 40여만이 되는 상황이데 이들은 인권탄압이나 유해환경에서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민주노총과 협의해 이주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에 대한 본질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 중”이고 “결국 제도적으로 접근해 고용허가제가 아닌 노동허가제를 쟁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이지만 실질적 대처방안은 부족한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으로는 어이없을 정도로 부끄러운 이번 사건이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이주노동자들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계기가 될지, 운이 나빠 ‘앉은뱅이 병’을 얻은 아니 운이 좋아 매스컴을 탄 태국노동자들에 대한 ‘신속한 조치’로 마무리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