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병의원 종사자 질병 增…관리는 오히려 소홀

병의원 종사자 질병 增…관리는 오히려 소홀
올 상반기 질병자 115명…'감염성질환' 가장 큰 비중 차지
 
국내 병·의원 등에서 발생한 업무상 질병자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한 보건관리는 오히려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의료기관의 질병자는 316명으로 2005년 171명에 비해 84.7%나 늘었으며 올 상반기에만 115명(근골격계질환중 사고성 요통 150명 제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상승했다.

의료기관 종사자들에게 가장 많은 직업병은 감염성질환으로 2001년 발병자 125명중 34.4%(43명)가 감염성질환이었다. 다음으로는 뇌심혈관질환자가 32.0%(40명), 근골격계질환자 21.6%(27명)였다.

2006년 1월 기준 4만9309개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간호사 치위생사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방사선과 등 41만6000명에 달하지만 이들에 대한 보건관리는 일반 사업장에 비해 오히려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국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노동부와 산업안전공단이 조사한 작업환경측정 실시율이 56.7%에 불과했다. 이는 전 산업 평균실시율 98.1%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또 의료기관 기술지원사업장 101개중 30곳을 임의로 선정해 진행한 의료기관 특수건강진단 실시율은 65.5%로 전산업 평균의 96.8%의 3분의 2에 그쳤다.

보건교육 실시율도 43.3%에 불과했으며,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조사 실시율은 53.3%, 유해작업자 보호구 지급률 39.9%, 혈액매개 감염예방 지적률 51.7% 등으로 조사돼 보건관리의 취약점을 드러냈다.

이밖에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보건안전장비에 대한 관리도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와 한국노총 등이 실시한 ‘의료기관의 생물안전작업대(BSC)실태와 의료산업 노동자의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선 병원에서 항암제를 조제하면서 안전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병원 노동자들이 발암 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었다.[관련기사 참조]

생물안전작업대(Biosafety Cabinet)는 심각한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병원성 미생물을 취급하는 사용자의 안전을 위해 미생물에 오염된 공기를 차단할 수 있는 구조로 제작한 캐비넷 모양의 작업대다.

한국노총은 “진료를 위해 사용하는 항암제는 의료기관 근로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면서 “의료기관의 근로자는 항암제를 조제, 투약, 운반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항암제 및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암제 조제 시 엄격한 관리기준이 필요하다”면서 “생물안전작업대 설치 의무화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관리기준도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동부는 의료기관 평가항목에 산업안전보건법 관련사항을 포함시키도록 하고, 내년부터 정기점검 대상에 의료기관을 넣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보건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대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백성주기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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