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스님들도 직업병 있다?

스님들도 직업병 있다?


평소 절제된 생활과 소식, 그리고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스님들은 질병과는 거리가 멀 것 같지만 실제로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부처님오신 날을 맞아 스님들의 건강상태를 몇 해 전 점검한 결과 대부분 스님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일부에서는 이런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가 수도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참선 또는 참배를 무리하게 하며 채식과 생식위주의 소식으로 영양불균형과 소화불량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근골격계질환, 소화기계질환 생긴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김덕곤 교수팀은 몇 해 전 스님 175명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질환은 발목관절, 무릎관절, 요통, 어깨통증 등의 근골격계질환으로 전체 45%에 해당하는 79명이며 소화불량 등의 소화기계질환에 해당하는 스님이 40명(23%)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 신경계질환이 12명(7%), 허약 8명(5%), 호흡기계 7명(4%), 비뇨기계 6명(3%), 기타 4명(2%)으로 보였다.

김덕곤 교수는 “무료진료를 한 당시는 봉축행사가 끝날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수도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참선 또는 참배를 무리하게 한 것이 큰 이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식을 함에도 불구하고 소화불량이 생기는 이유는 거친 채식, 특히 생식이 주원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중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복희 교수는 “특정식품을 한 가지 치우쳐서 먹는 습관은 영양분이 골고루 섭취되지 않을 수 있다”며 “최근 건강상 채식위주의 식단이 웰빙열풍과 함께 가정에서도 많이 이뤄지고 있으나 지속적으로 장기간 먹으면 영양상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채식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동물성에 많이 포함돼 있는 비타민 b-12와 식물에 있으나 구조자체가 동물성에 있는 것보다 흡수가 많이 떨어지는 철분이 부족할 수 있어 빈혈, 조혈 등의 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적극적인 질환관리 필요?

전문의들은 스님 또한 직업병이 있을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정기적이고 적극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김덕곤 교수는 스님들이 참선할 때 취하는 가부좌자세는 엉덩이와 무릎의 높이가 같아 척추에 상당히 부담되는 자세이므로 참선 시 방석의 엉덩이 쪽 높이를 5cm정도만 높여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채식, 생식위주의 식단은 속이 냉한 사람들에게 위장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따뜻한 오미자차, 대추차 등의 차를 꾸준히 마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이복희 교수는 “식물성 지방은 매우 적은양이 필요하나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 중 하나”라며 “스님들에게는 육식이 금지돼 있는 만큼 호두, 잣 등의 견과류를 섭취해 식물성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이에 전문의들은 스님들에게도 가벼운 운동이 필요하며 특히 자신의 질환을 모르고 있는 스님들이 많은 만큼 보다 정기적이고 적극적인 건강관리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한노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