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 국제노동안전동향-독가스 사고로 파업 돌입한 이탈리아 정유공장 노동자

[국제노동안전동향]독가스 사고로 파업 돌입한 이탈리아 정유공장 노동자 
 
 
 
이탈리아에 위치한 유럽 최대 정유회사인 로얄더치쉘에서 최근 잇따라 산재사망이 발생해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2일 유럽 언론 <유로뉴스>에 따르면 로얄더치쉘노조는 "정유공장의 황 제거 공정에서 발생된 독가스를 흡입하면서 산재사망 사고가 일어났다"며 "안전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에서 너무 빠른 작업속도를 요구하고 있다"며 "정유회사는 정기적으로 큰 규모의 정비를 해야 하는데, 과거 3~4개월간 정비하던 일정을 계속 단축시키고 있어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얄더치쉘 공장의 안전 문제는 이탈리아의 국가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산재사망이 가장 심각한 나라로, 최근 통계에 따르면 7시간마다 한 명의 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사망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노조는 정부의 규제를 집행할 수 있는 감독관들이 충분하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50년 전 영국 석면재앙, 파키스탄서 재연

영국 로치데일에 있는 석면회사 터너브라더스의 재앙이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재연되고 있다.
터너브라더스는 영국 로치데일의 스포든 계곡에 있던 석면방직공장으로,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석면공장이었다. 회사는 약 100년간 석면섬유를 생산하면서 로치데일 지역 곳곳에 석면폐기물을 무단으로 매립하거나 폐기했다.

지역 주민들도 끔찍한 피해를 겪어야 했다. 공장이 문을 닫은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로치데일의 주민들은 석면에 의한 고통을 당하고 있다. 공장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노동자 중 암에 걸리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영국 노동계는 "지금도 어느 지역에 어떻게 석면폐기물들이 묻혀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과거 로치데일의 석면공장에서 이뤄졌던 일들이 최근 파키스탄의 석면공장에서 다시 벌어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석면을 다루는 노동자의 사진을 보면, 노동자는 동력톱을 이용해 석면을 자르면서 천으로 입을 가리고 있다. 안전대책이라고는 선풍기를 틀어 먼지를 날아가게 하는 것이 전부다. 아이들은 작업장 근처에서 노동자가 작업하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다.

영국 로치데일에서 '스포든 계곡 살리기' 운동을 펼치는 제이슨 에비씨는 "사진을 보니 마치 과거의 유령이 나타난 듯하다"며 "이 사진의 모습은 50년 전 영국에서 아주 자주 볼 수 있었던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석면에 의한 암으로 끔찍한 죽음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인도와 파키스탄 정부는 석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3명 중 1명 직무스트레스

독일 기술질병기금이 지난달 14일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독일인 10명 중 8명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은 직무와 관련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다. 특히 5명 중 1명은 불면증·심근경색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기술질병기금에 따르면 극도의 피로 때문에 신경쇠약으로 판정받은 노동자들이 지난 5년간 17%나 증가했다.

가정주부 역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기술질병기금과 신경쇠약예방연구소는 최근 '일과 삶의 조화'라는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개발해 업무와 육아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자료=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국제협력팀, 노동안전보건교육센터
 
 
<2009년 6월3일>
 
 
오재현 기자  oj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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