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투데이] 산재발생율 36배 '경남제약' 노동자 해이한 정신상태 탓?

산재발생율 36배 '경남제약' 노동자 해이한 정신상태 탓? 
메디컬투데이 2009-07-15 07:35:52 발행     
 
 
[메디컬투데이 김록환 기자] 레모나로 잘 알려진 경남제약의 산업재해 발생률이 제약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10%를 넘는 최악의 수치를 보이며 노동부로부터 '산업재해 불량 사업자 명단'에 꼽혔다.

산업재해예방관리 불량사업자 명단에 제약업체로는 유일하게 경남제약이 꼽힌 가운데 제약업 평균보다 대략 36배 높아 노동자 안전관리나 작업여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노동부가 발표한 '산재예방관리 불량 사업장 명단'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의약품 및 화장품향료제조업 중 유일하게 불량 사업장으로 명시됐고 이례적으로 높은 산업재해 수치를 기록하며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의약품 업종 규모별 평균 재해율은 0.29%에 불과하지만 경남제약의 경우 무려 10.4%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보인 것.

 

이는 보통 제약업계에서 1000명 당 3명꼴로 산재가 발생한다고 할 때 경남제약은 1000명당 100명의 인원이 산재를 겪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노동부도 이같은 결과가 도출된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며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보통 제약업계에서는 산재와 같은 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노동부 안전보건정책과 이삼근 사무관은 "제약업은 사고가 전혀 나지 않는 업종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돈데 이번 경남제약의 경우는 의약품 제조업계로서는 이례적이다"며 "제약회사는 보통 생산 공정이 자동화되서 사고가 적다 보니 평균 발생률도 0.29% 정도로 적은 편이다"고 말했다.

특히 이 사무관은 "물건을 옮기다가 발생하는 '요통 재해'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봐서 경남제약 공장의 작업방법에 문제가 있지 않나 사료된다"며 "끼임 사고도 많은데다 유형도 다양해 보통 이런 경우는 제약회사에서 보기 힘든 패턴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산재 내역에 따르면 경남제약 아산공장에선 지난해 125명의 근로자 중 13명의 근로자가 산재를 당했다. 내역으로는 ▲사고성 요통 5건 ▲끼임 3건 ▲감전 1건 ▲충돌 1건 ▲이상온도 1건 등이 있었다.

이에 대해 경남제약 측은 노동자의 정신상태가 해이해서 발생한 일이라며 떠넘기기 급급했다. 제조 방식이나 공장 환경엔 별다른 문제가 없고 작업자의 부주의가 초래한 사고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주장이다.

경남제약 아산공장 관계자는 "다른 회사랑 비교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산재 발생의 원인은 작업자의 부주의가 크다"며 "객관적으로 보면 2007년부터 2008년 4월까지 실시했던 직장폐쇄로 인해 새로운 근로자들이 적응을 못해 발생한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장에서도 아침마다 사고 방지를 위해 스트레칭 등의 교육을 실시하고 개인부주의로 산재가 발생하면 문책을 하는 등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노조 측의 입장은 다르다. 경남제약이 산재불량 사업장으로 선정된 것은 현장 노동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의 업무방해, 폭행 등 노조와 사측간의 현안문제가 아직 풀리고 있지 않은데다 현장 노동강도도 높아지고 작업에서도 무리하게 인원을 빼고 있다"며 "인원 6명이 하던 작업을 5명이 하는 등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회사에서 환경을 불리하게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현장 조합원들 대다수는 어깨부터 허리까지 파스를 붙이거나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며 "현장에선 힘들고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산재를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노동자들이 불안하지 않게끔 하는 작업 여건이 조성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록환 기자 (cihura@mdtoday.co.kr)
 
한노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