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한국] "집 앞마당이 석면 천지, 죽기 전에 특별법을..."

뉴스한국 2009-07-16 18:15:00 
 
 
“집 앞마당이 석면 천지, 죽기 前에 특별법을…”
 
전국 석면 피해자 석면특별법 제정 촉구 
 

석면 광산 주변 주민 오염 문제, 베이비파우더 탈크 사태 등 올들어 매달 간격으로 석면파동이 발생,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이 가운데 전국 석면질환 관련 피해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피해 보상과 예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는 16일 서울시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정문에서 석면특별법 제정촉구 석면 피해자 전국대회를 갖고 정부에 현실적인 석면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이날 전국 석면질환자, 석면노출피해 우려자, 환경 노동단체 및 정당 관계자 등 30여명은 자신들이 겪었던 피해 사실을 밝히면서 석면예방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단체는 성명서에서 “매달 석면사건이 터져나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석면특별법을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적 공방을 하느라 중요한 민생문제인 특별법을 제정하지 않고 실천력 없는 종합대책만 되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와 국회를 겨냥해 "더 이상 말뿐인 석면대책을 번복하지 말고 석면피해 보상과 노출피해예방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속히 시행해야 한다"며 "석면폐와 흉만박을 포함한 모든 석면질환에 현실적 수준으로 보상하는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1급발암물질로 시민들이 죽어가는 마당에 더 이상 정쟁과 변명은 필요하지 않다"며 "여야는 만사를 뒤로 제쳐놓고 석면특별법을 속히 제정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한집 건너 한집이 석면피해...죽기전에 보살펴 달라"

성명서 낭독과 함께 석면으로 피해를 겪는 이들의 억울한 사연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석면광산에 위치한 마을지역에 거주하는 50~70대 노인들이 주를 이루었다.

이들은 충남 홍성시 광천광산, 대전 악성중피종 사망자, 서울 지하철 폐암 사망자 가족 등 석면피해를 실제 겪고 있는 질환자들과 서울 왕십리 뉴타운 지역, 베이비파우더 사용 피해자 등 석면노출 피해 우려자들이 함께 모였다.

충남 보령시 석면광산 인근에 위치한 정전리 부근에서 석면질환을 입은 한 주민은 “마을 인근에 석면광산이 위치해 있다. 자고 일어나 앞마당을 나가면 흙더미가 석면으로 뒤섞여 있다"며 "이런 피해가 나보다는 후손들에게 미칠까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충남 홍성시 광천광산 인근 야동마을에서 석면폐질환을 겪고 있는 정지열씨는 "마을이 한집 건너 한집이 석면피해자다. 가까운 지인들이 죽기전에 특별법이 제정돼 우리를 보살펴줄수 있는 조치가 마련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석면비산 피해가 우려되는 왕십리 재개발 지역 1구역 공사현장 주민은 "공사현장에 건축폐기물 부실관리가 심각한 수준이다. 포크레인으로 무차별하게 슬래이트 석면지붕을 부숴지고 있다"며 "서울 한복판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일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분개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는 석면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부 관계자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은 석면포럼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산업안전보건관리법 개정내용에 대한 시행방안 및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그러나 여전히 석면특별법 제정에 대한 구체적 실행안에 대해선 뜬구름 잡는 식 발언만 쏟아져 현실적 대안없는 자리로 마무리돼 아쉬움을 더해주었다.

 
한노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