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드림] “소방직은 노조도 못 만들어”

“소방직은 노조도 못 만들어”
 
소방발전협의회 전국모임 처우 개선 모색
 
이광재 jajuy@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09-08-03
 
 광주시 광엑스포 입장권 배분 논란과 관련해 최근 한 소방공무원이 광주시청 공무원노조사무실을 찾았다. 그는 “시청이나 구청은 노조에서 반발해 입장권 판매 부담이 사라졌다는데, 소방직은 다르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일선 현장에선 입장권을 소화하기 위해 중간간부나 담당자가 현장을 돌면서 ‘홍보’라는 미명 아래 표를 팔고 있다는 것. 이어 “소방관이 표를 팔려면 어디로 가겠느냐”고 되물었다. 결국 소방안전점검 대상인 기업체 등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 시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소방점검대상 기업을 상대로 표를 파는 것은 부당행위”라며 “표는 강매가 아니므로 그럴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남는 표는 반납하도록 했으므로 크게 부담갖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극히 일부의 사례일 수 있지만, 시민의 생명과 안전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적지 않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의 열쇠로 이 소방공무원은 노조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광주시청이나 구청은 노조가 있어서 부당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지만, 소방직은 소속은 같은 시청 공무원임에도 제대로 발언조차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소방공무원의 노조결성은 불법이다. 헌법재판소는 올 초 소방공무원의 노조 가입을 금지한 공무원노조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소방공무원의 업무 특성과 질서 유지에 미치는 영향력으로 볼 때 노동기본권을 보장해 생기는 사회적 폐해가 크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지난해 국제노동기구(ILO)는 한국정부에 소방공무원의 노동단결권 보장을 권고하기도 했다.

 결국 소방공무원들은 지난 2006년부터 스스로 함께 발언할 공간을 마련해 오고 있다. 소방발전협의회(http://cafe.naver.com/godw1079.cafe)가 그 것. 전국적 모임으로, 소방직의 처우개선을 목표로 한다. 전국 회원이 8000명을 넘었다.

이광재 기자 jajuy@gjdream.com
 
한노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