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고속도로 톨게이트 근무자 건강 위협

고속도로 톨게이트 근무자 건강 위협 
 
 
 
고속도로 톨게이트 근무자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전국을 거미줄처럼 연결된 고속도로에서 일하는 톨게이트 근무자들이 심한 소음과 차량 배기가스에 고스란히 노출돼 난청과 폐질환이 우려된다.

특히 이들은 숨돌릴 틈도 없이 장시간 계속되는 단순 반복업무로 인해 일부  근무자들은 손목이나 허리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기도 해 근무환경 보완 등  개선책 마련이 요구된다.

29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현재 전국 고속도로 영업소는 226개소(직영 24곳 외주 202곳)로 요금소 부스에서는 5천562명이 근무하고 있다.

근무자 대부분은 30~40대 기혼 여성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하루 3교대로 24시간 풀가동되고 있다.

이들이 근무하는 톨게이트 부스 공간은 길이 3m, 폭 1.5m의 1평 남짓한  공간으로 쉴새없이 톨게이트로 진입해 오는 고속도로 이용차량을 상대로 돈과  영수증을 주고 받고 있다.

하루 5만대의 차량이 오가는 한 요금소에서 일하는 근무자들은 1인당 무려  2천대의 차량을 상대로 통행요금 징수와 친절한 인사, 고속도로 카드판매, 출퇴근 예매권 판매, 길안내, 면제차량 확인 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매연으로부터 근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부스 밖에는 매연을  바람으로  날리는 비산송풍기, 부스 안에는 창문틀 위에서 아래로 보내는 에어커텐이  설치돼  있지만 매연으로부터 벗어나기는 역부족이다.

특히 에어커텐의 경우 지폐나 영수증을 주고 받을 때 바람에 날려갈 우려가  높아 작동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부스도 많다.

요금소 한 근무자는 "에어커텐을 작동하다 영수증이나 돈이 날아가면 근무가 중단돼 사용하지 않거나 약하게 틀고 있으며 고개를 내밀고 인사를 하면 매연을  들이키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도로공사의 요금소 친절운동이 강화되면서 차량이 진입할 때마다 "어서오십시요. 반갑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요"라며 일일이 고개까지 내밀고 인사를 해야 차량 1대와 업무가 끝난다.

꼬리를 물고 진입하는 차량들의 요란한 엔진소음과 경적소리도 열악한 근무환경을 부채질 한다.

또다른 근무자는 "근무를 마치면 시커먼 코가 나오고 두통을 느낄 때도 많다"며 "목감기에 쉽게 걸리거나 소음이 큰 환경에서 근무한 탓인지 주변에서 목소리를  크게 낸다는 지적을 자주 받는다"고 말했다.

매연과 소음이 뒤섞인 좁은 환경 속에서 쉴새없이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근무자 사이에서는 손목과 허리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1년에 한번씩 근무자들에 대해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산재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해마다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불편사항을 조사해 2년에 한차례씩 시설개선을 하고 있어 이직률도 낮다"고 말했다.
 

(경남=연합뉴스) 최병길 정학구 기자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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