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유가족 “한 회사서 짧은기간에…문제있다” 회사측 “개인질병…업무와 직접 연관없어”

유가족 “한 회사서 짧은기간에…문제있다” 회사측 “개인질병…업무와 직접 연관없어”
한국타이어 직원 돌연사 논란

  2007-08-17 일 6 면기사 

한국타이어 사망자 유가족공동대책위원회는 1년 사이에 8명의 직원이 사망한 것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안전사고 1명, 자살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집에서 쉬거나 잠을 자던 중 돌연사했다는 것이다.

회사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더라도 한 회사에서 짧은 기간에 이처럼 많은 인원이 사망했다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유가족이나 민노당, 민주노총 등의 주장이다.

회사에서도 이처럼 짧은 기간 동안 여러 명이 돌연사한 상황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다만 회사측은 회사 업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며 이들 죽음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언제, 왜 죽었나?=의문의 죽음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5월까지 1년 동안 집중돼 있다.
공동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근무하던 Y씨(51)가 지난해 5월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사망했으며, 2개월 뒤인 7월 금산공장에서 일하던 P씨(49)가 공장 내 목욕탕 탈의실에서 심장질환으로 눈을 감았다. 이어 11월에는 금산공장에서 근무하던 Y씨(42)가 대전의 한 식당에서 심근경색으로, 1개월 뒤인 12월에는 대전공장에서 일하던 K씨(42)가 회사에서 사직서를 낸 지 이틀만에 자택 뒷산에서 목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의문의 죽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에서 근무하던 J씨(28)가 지난해 12월 사택(社宅)에서 심근경색으로, 입사동기이자 같은 곳에서 근무했던 C씨(28) 역시 올 5월 사택에서 심장질환으로 갑자기 사망했다. 또 다른 중앙연구소 직원인 K씨(45)는 지난 5월 금산공장 현장을 방문했다가 사고로 숨졌다. 대전공장에서 근무하던 P씨(37) 역시 지난 4월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민주노동당 대덕구지부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현재 관련 변호사, 노무사,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모임을 갖고 망인들의 사인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유가족과 회사측 입장=1년 동안 중앙연구소 3명, 대전공장 3명, 금산공장 2명 등 한국타이어에서는 8명이 죽었다. 20대 후반이 2명, 30대가 1명, 40대가 4명, 50대가 1명으로 30-40대에 집중되어 있다. 이 가운데 6명이 심근경색 등으로 갑자기 눈을 감았다. 1명은 회사의 부서이동 조치에 반발, 사직서를 낸 지 이틀만에 자택 뒷산에서 목매 자살했다. 이들 가운데 산재로 처리된 것은 단 2명 뿐이며 그나마 안전사고로 숨진 K씨와 공장 내 탈의실에서 숨진 P씨만 산재처리됐다.

일부 유가족은 “사망하기 전 회사 일이 바빠 피로를 호소했고 늘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특히 입사동기이면서 6개월 사이에 나란히 연구소 기숙사에서 젊은 나이(28세)에 숨진 J씨와 C씨 유가족들은 “건강검진까지 통과해 건강하게 일하던 20대가 입사 1년 만에 똑같은 증세로 갑자기 죽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산재 소송에 들어갔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들의 죽음은 개인적인 질병에 의한 사망일 뿐 업무 연관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타이어측 관계자는 “유가족들의 억울하고 가족을 잃은 슬픈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회사에서도 이들이 산재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산재 처리나 사망원인 여부와 관계 없이 직원들의 스트레스 감소와 정기 건강검진 등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형석·노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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