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자동 응답? 자동 짜증!

자동 응답? 자동 짜증!

정부 산하 공공기관 ARS 전화안내 이용자들 원성

대기시간 길고 절차 복잡, 안내 정보도 부족

주민번호 인증까지 요구 개인정보 유출 우려

광주·전남지역 상당수 정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민원인들의 편의와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도입 운영 중인 ARS(자동응답) 전화안내 서비스가 대기시간이 길고 이용절차마저 까다로워 이용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더욱이 일부 기관의 서비스는 주민등록번호나 사업자등록번호 등 인증을 요구, 개인정보 유출 소지 마저 안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17일 광주지방노동청과 근로복지공단 광주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정부 산하 공공기관들은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한 ARS(자동응답) 전화안내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광주지방노동청의 경우 이 서비스 이용시 1350을 누른 후 안내멘트가 나온 후 발신자의 주민등록번호 인증을 거쳐야만 상담원 연결 등 이용이 가능하다.

근로복지공단 광주본부도 1588-0075를 누른 후 안내멘트를 거쳐 전화를 건 민원인이 직접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만 상담이나 정보 제공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김모(50)씨는 "최근 한 기업에서 일하다 손가락이 절단된 친척의 사례를 문의하기 위해 근로복지공단 지역본부에 ARS를 이용했는데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라는 얘기에 황당했다"며 "직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는데 불친절로 일관한데다 직접 방문할 수도 없어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또 본사 취재진이 광주지방노동청과 근로복지공단 광주본부에 직접 ARS 전화안내 서비스를 이용한 결과 불필요한 전화 안내 내용을 일방적으로 모두 들어야 하는 등 대기 시간이 길고 기계에 녹음된 안내 서비스로는 세부 안내를 받기 어려웠다.

이때문에 주민등록번호나 사업자 등록번호를 입력한 뒤 원하는 세부 부서까지 연결하는데 평균 4∼5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와함께 광주지방노동청 등 일부 기관들은 전화 이용시 주민등록번호 인증 등을 요구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개인정보 유출 우려끼지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근로복지공단 광주본부 관계자는 "ARS 전화안내 서비스는 인건비 절감등 업무상 효율 제고와 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해 8월 도입했다"며 "주민등록번호 인증은 해당 이용자에게 원활한 정보제공을 위해 거치는 절차"라고 밝혔다.

또 광주지방노동청 관계자는 "주민등록번호 등 인증절차는 상담시 해당 민원인의 사례를 곧바로 보고,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도입한 것"이라며 "인증절차와 관련한 이용자들의 의견을 본청에 건의해 ARS 운영에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는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모든 시스템은 비슷한 인증절차를 거치는 형태로 운영 중"이라며 "주민등록번호 인증과 관련, 개인정보 유출 등의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전남지역 1588가입자는 공공기관을 포함, 광주 65개, 전남 4개 등 69개 업체 942회선이 가입돼 있다. 최민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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