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 정신건강 수몰민 이상 심각
국제보건의료발전재단 685명 노동자 조사결과 발표
한만송(mansong2) 기자
한국 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의 정신 건강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보건의료발전재단(이사장 권이혁·KIFHAD)이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이주노동자 관련 건강실태 자료에 따르면, 정신 건강(General Health Questionnaire) 평균점수가 13.56 수준으로 전남 순천 주암댐 수몰지구 주민의 평균점수 10.91 수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불안(Self-rating Anxiety Scale) 평균점수도 40.26 수준으로 역시 주암댐 수몰지구 주민의 평균점수 38.99 수준보다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국제보건의료발전재단이 전북대 사회학과(책임연구원 설동훈 교수)에 의뢰, 지난해 10월 24일부터 11월 27일까지 인천,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외국인 노동자 685명을 대상으로 건강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자료에 따르면 이주 노동자들의 절반 가까이가 불규칙적인 수면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 특히 불법체류자의 규칙적인 수면율이 47.4%로 합법체류자의 규칙적 수면비율 59.3%에 비해 낮은 것으로 파악돼 불법체류자들의 일상적 불안감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 입국한 후 아픈 경험이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61.3%였으며, 이 가운데 아파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횟수가 1번 이하가 29.5%에 이르렀다. 그 외 2∼4번 경험이 35.7%, 8번 이상이 23.4, 5∼7번이 11.4%로 각각 조사됐다.
가장 높은 질환은 위·십이지장 궤양(25.1%)과 고혈압(24.9%)이었으며, 알레르기 18.4%, 류머티스 관절질환 12.7%, 당뇨병 10.3% 등이 높게 나타났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의료기관은 종합병원·병원이 26.1%로 가장 높았고 약국(24.5%), (기초)의원(19.8%), 무료진료소(19.1%), 보건소(6.1%), 한의원(4.4%)순이었다.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힘든 이유는 진료비 부담(43.1%), 병원 갈 시간 없음(35.4%)이 가장 컸다.
또한 무료진료소 이용과 관련해서는 월평균 무료진료 서비스를 이용한 횟수가 1회(39.5%), 없음(28.7%), 2회(26.4%) 3회 이상(5.4%)순이었는데, 서비스 만족도는 만족 이상이 64.5% , 보통 18%, 불만족 7.5%로 나타나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료진료소의 서비스 이용에 있어 애로사항은 진료대기 시간(24.7%)이 가장 높았고, 재정 부족(20.3%), 진료시간 부족(13.8%), 인력 부족 및 약품 부족이 각각 11.3%로 나타났다.
무료진료소에 대한 희망사항으로는 충분한 의약품 보급이 37.7%, 건강검진 33.5%, 타 복지기관과의 연계 12.5%, 산업보건 및 모자보건 등 특수의료욕구 충족 8.0%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외국인 노동자의 질병치료와 건강향상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체계적인 정책 마련 차원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이들 진료 의료기관 40개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235명(34.3%)으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62명, 9.1%), 몽골(59명, 8.6%), 방글라데시( 53명, 7.7%), 베트남(41명, 6.0%)이 뒤를 이었다. 그 외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네팔, 나이지리아, 구 소련, 파키스탄 인도 등 총 20여 개국 노동자가 대상이 됐다.
한편 국제보건의료발전재단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 분야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2004년 3월 설립됐다.
2006-02-2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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