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끝나지 않은 163일의 파업, 지속되는 풀무원 노조탄압

끝나지 않은 163일의 파업, 지속되는 풀무원 노조탄압 
 
 임원 부당 전환배치, 다시 1인 시위 시작 
 
  해미(한노보연) 
 
 지난 12월 16일, 163일간의 파업이 끝난지 채 3달이 지나지 않은 지난 3월 6일 풀무원 자본은 조합의 주요 임원인 수석부위원장, 부위원장, 사무국장, 회계감사에 대한 일방적 전환배치를 시행하였다. 이에 따라 풀무원 춘천공장 노동조합은 4월 13일부터 노동부와 회사앞 1인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풀무원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 13조(노조 간부의 인사이동에 대해서는 조합과 합의하고, 대의원은 노조와 충분히 협의한다)를 위반한 것으로 회사는 임원들과 전환배치와 관련 없는 면담 후 일방적 인사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미 노동부에서는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했으나 구체적인 시정조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19일 이와 관련한 노사협의회가 예정되어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파업 이후 사측은 "노동조합이 회사를 망하게 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였으며, 의령공장의 경우 "상급단체 변경하면 물량을 따다 주겠다"며 물량을 전제로 노동조합의 목을 죄어오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노조 탄압 공세를 전면화 한 것이 이번 부당 전환배치인 것이다.

회사는 조합원 수가 두부공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면공장에서 생산반장으로 있으면서 조합원들의 단결의 구심이 되던 수석부위원장을 파업직후 현장과 상관없는 공무로 전환배치 시켰고, 이번 인사발령조치로 이를 공식화 하였다.

또한 입사이후 12년동안 물류부서에서 근무해온 부위원장을 경험이 전무한 생산에 전환배치하였고, 회계감사의 경우에는 전환배치 이후 교육장에서 하루 종일 비디오를 시청하게 하는 조치를 취했다. 한편 사무국장의 경우, 주간만 하는 부서로 전화배치 함으로써 주야간 교대근무를 이용하여 주간에 조합활동을 하던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였다. 이에 조합이 파업의 여파가 완전히 수습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시 1인 시위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런 풀무원 자본의 노조 탄압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고 춘천공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기에 그 심각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3월 (주)풀무원샘물 생산공장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한 뒤 일주일 만에 전원이 탈퇴하는 일이 발생, 노조가 "회사의 협박에 의한 것"이라며 자체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이를 둘러싼 파문이 발생한 것과 비슷한 시기이다. 풀무원 샘물노조는 이번 건에 대해 "회사가 노조에 가입한 신규 조합원들의 집을 찾아 회유하거나 협박, 심지어 진급을 시켜주겠다는 말로 탈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현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풀무원 자본은 '노사관계발전프로그램 재정지원사업'에 참가하는 한편, 뉴 패러다임운동에도 선도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교대제를 3조 3교대에서 4조 3교대로 전환하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한편, 신규인원을 충원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뉴 패러다임을 전사차원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음성은 우리 조합 생기기 전보다 더 하더라구요. 런닝셔츠 짜서 다시 입어가며 일한데요.", "거기는 70%는 골병환자일 거에요."라는 조합원들의 가슴 아픈 전언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바른 먹거리'를 주장하는 풀무원이 8개월 전 유전자변형콩을 사용한 유부를 판매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한편에서는 생명을 하늘처럼 여기고 뉴 패러다임으로 노사관계발전을 위한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면서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 이것이 풀무원이 가진 두 얼굴이다. 두 개의 분열된 인격 속에서 괴로워하던 지킬박사는 결국 하이드를 이기지 못해 파멸하게 된다. 풀무원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노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