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아프고 무겁고 저리다. 온몸에 힘이 없다"
노말헥산 유기용제 노출 태국노동자, 뭉게진 코리안드림
김해숙 기자
경기도 화성시 소재 '동아디지탈' 회사에서 일을 하던 태국 여성노동자들이 유기용제(노말헥산)에 중독되어 하반신이 마비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노동자들 노말헥산 유기용제에 완전 노출
이 회사는 2004년 8월경 환기가 안 되는 검사실을 만들면서 태국여성노동자들에게 노말 헥산 관련 작업를 시키기 시작했는데, 그해 11월부터 무릎에 힘이 없고 수시로 넘어지는 등 걷지 못하는 마비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자신들의 잘못인줄 알고 해고당할까봐 두려워 숨기다가 나중에 되어서야 이 증세로 다른 친구들도 다같이 고통받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노말헥산은 페인트, 세척액, 잉크, 접착제 등에 널리 사용되는 유기용제로 이번 경우처럼 호흡기로 고농도 노출되면 신경장해를 일으키게 된다. 이번 건의 경우처럼 국소배기장치나 기본적인 보호구 없이 고농도에서 장시간 노출되어 집단적으로 말초신경장애가 나타난 사례가 1969년 일본에서도 있었다. 노말 헥산은 세척액이나 접착제, 페인트 등에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작업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유기용제이다.
이훈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은 "이번 사건은 이주 노동자, 더 나아가 영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인권을 침해 받을 정도로 노동건강권의 사각지대에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라고 말하고 "실제로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불법체류'라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영세 사업장의 악조건 하에서 심각한 건강상의 위협을 받으면서 일을 하고 있으면서 아프다고 이야기도 못하고 병원에 가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라며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작업장 환경 문제를 지적했다.
눈앞이 안 보일 정도로 분진이 허옇게 날리는 작업장이나 들어가면 머리가 띵할 정도의 유기용제를 사용하며 최저임금도 못 받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지금 이주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이번 사건은 곪은 상처가 터진 것이고, 빙산의 일각이 들어난 것일 뿐이다. 태국 여성 노동자들이 일을 한 세정실은 8∼9평 면적에 높이 2.5m의 창문 하나 없는 밀폐된 공간으로, 천장에 환풍기가 달렸지만 화공약품 냄새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박천응 안산외국인노동자센타 소장이 이 회사를 방문, 태국 여성노동자들을 만나려 하였으나 사업주는 외부인과의 접촉을 막았다. 박천응 소장은 "사업주가 태국 여성들로 하여금 외부인과 접촉하거나 병원에 가게되면 태국으로 추방시켜버리겠다며 이들이 불법체류자임을 이용하여 산재를 은폐시키려 하였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04년 12월 11일 하반신을 못쓰는 3명의 태국 여성노동자들을 귀국 조치를 하여 이들이 정상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여 하반신 마비로 평생을 살아가게 하는 비인간적인 작태를 행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최저임금 위반, 기본급 455,000원 월 160시간 잔업
동아디지탈은 한때 50여 명의 태국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었고 현재는 10여 명의 태국근로자가 일하고 있는데 이들의 체류가 합법이냐 불법이냐에 따라 차등 월급을 지급하고 있었다. 즉 불법 체류 신분의 경우 기본급이 455,000원으로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임금을 주면서 하루 평균 15시간씩 일하게 했다.
회사 측 관리자는 "우리도 잘해준다고 한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도 최저임금의 기준에 맞추어야 하나? 너무 억울하다. 주변 다른 사업장에 비해 잘해주면 잘해주었지 심하게 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항변했다. 한국 사회에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시선이 얼마나 잘못 인식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번 산재를 당한 여성들 모두 기혼여성이다. 추언총(28), 완란폰(33), 파타라완(29), 아니잔(33) 등은 모두 태국에 아이들을 두고 돈을 벌기 위해 4-500만원을 들여 한국으로 왔다. 이들 모두 90여만 원의 돈을 벌어 태국으로 6-70만원을 보내면 그 돈으로 아이들과 가족들이 먹고살고 있다. 태국 여성노동자들은 몸이 건강해져서 다시 일하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하반신 마비라는 청천벽력 같은 현실 앞에 모든 꿈이 뭉게지고 말았다.
오늘 오전 민주노총 경기본부에서는 지역 단체들이 모여 대책위 구성을 논의하였다.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이주노동자인권연대 등은 다음 주중 대책위를 구성하고 사업주를 고소고발하는 한편 이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안산중앙병원에서 추언총(28) 환자를 만났다.
회사명은
경기 화성시의 동아디지털(엘시디.디브이디 부품제조업체)이다.
근무환경은
통풍이 안 되고 사용한 용제의 냄새가 심하다.
어디가 아픈가
다리가 아프고 무겁고 저리고 감각이 둔하다. 온몸에 힘이 없다. 2-3주 됐다.
발병후 회사측의 조치는
아무 것도 해주지 않았고 방안에서 가만히 쉬라고 했다. 병원도 공장에서 보내준 게 아니라 관리자 모르게 갔다. 병원에 갔다왔는데 공장장이 알고 야단쳐서 가지 말라고 했고 방안에서만 쉬라고 했다. 그래서 그 이후로도 몰래몰래 갔다.
유해물질이었는지 알고 있었는가
몰랐고 일만했다. 냄새가 지독했다.
노말헥산 유기용제 노출 태국노동자, 뭉게진 코리안드림
김해숙 기자
경기도 화성시 소재 '동아디지탈' 회사에서 일을 하던 태국 여성노동자들이 유기용제(노말헥산)에 중독되어 하반신이 마비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노동자들 노말헥산 유기용제에 완전 노출
이 회사는 2004년 8월경 환기가 안 되는 검사실을 만들면서 태국여성노동자들에게 노말 헥산 관련 작업를 시키기 시작했는데, 그해 11월부터 무릎에 힘이 없고 수시로 넘어지는 등 걷지 못하는 마비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자신들의 잘못인줄 알고 해고당할까봐 두려워 숨기다가 나중에 되어서야 이 증세로 다른 친구들도 다같이 고통받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노말헥산은 페인트, 세척액, 잉크, 접착제 등에 널리 사용되는 유기용제로 이번 경우처럼 호흡기로 고농도 노출되면 신경장해를 일으키게 된다. 이번 건의 경우처럼 국소배기장치나 기본적인 보호구 없이 고농도에서 장시간 노출되어 집단적으로 말초신경장애가 나타난 사례가 1969년 일본에서도 있었다. 노말 헥산은 세척액이나 접착제, 페인트 등에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작업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유기용제이다.
이훈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은 "이번 사건은 이주 노동자, 더 나아가 영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인권을 침해 받을 정도로 노동건강권의 사각지대에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라고 말하고 "실제로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불법체류'라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영세 사업장의 악조건 하에서 심각한 건강상의 위협을 받으면서 일을 하고 있으면서 아프다고 이야기도 못하고 병원에 가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라며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작업장 환경 문제를 지적했다.
눈앞이 안 보일 정도로 분진이 허옇게 날리는 작업장이나 들어가면 머리가 띵할 정도의 유기용제를 사용하며 최저임금도 못 받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지금 이주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이번 사건은 곪은 상처가 터진 것이고, 빙산의 일각이 들어난 것일 뿐이다. 태국 여성 노동자들이 일을 한 세정실은 8∼9평 면적에 높이 2.5m의 창문 하나 없는 밀폐된 공간으로, 천장에 환풍기가 달렸지만 화공약품 냄새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박천응 안산외국인노동자센타 소장이 이 회사를 방문, 태국 여성노동자들을 만나려 하였으나 사업주는 외부인과의 접촉을 막았다. 박천응 소장은 "사업주가 태국 여성들로 하여금 외부인과 접촉하거나 병원에 가게되면 태국으로 추방시켜버리겠다며 이들이 불법체류자임을 이용하여 산재를 은폐시키려 하였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04년 12월 11일 하반신을 못쓰는 3명의 태국 여성노동자들을 귀국 조치를 하여 이들이 정상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여 하반신 마비로 평생을 살아가게 하는 비인간적인 작태를 행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최저임금 위반, 기본급 455,000원 월 160시간 잔업
동아디지탈은 한때 50여 명의 태국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었고 현재는 10여 명의 태국근로자가 일하고 있는데 이들의 체류가 합법이냐 불법이냐에 따라 차등 월급을 지급하고 있었다. 즉 불법 체류 신분의 경우 기본급이 455,000원으로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임금을 주면서 하루 평균 15시간씩 일하게 했다.
회사 측 관리자는 "우리도 잘해준다고 한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도 최저임금의 기준에 맞추어야 하나? 너무 억울하다. 주변 다른 사업장에 비해 잘해주면 잘해주었지 심하게 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항변했다. 한국 사회에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시선이 얼마나 잘못 인식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번 산재를 당한 여성들 모두 기혼여성이다. 추언총(28), 완란폰(33), 파타라완(29), 아니잔(33) 등은 모두 태국에 아이들을 두고 돈을 벌기 위해 4-500만원을 들여 한국으로 왔다. 이들 모두 90여만 원의 돈을 벌어 태국으로 6-70만원을 보내면 그 돈으로 아이들과 가족들이 먹고살고 있다. 태국 여성노동자들은 몸이 건강해져서 다시 일하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하반신 마비라는 청천벽력 같은 현실 앞에 모든 꿈이 뭉게지고 말았다.
오늘 오전 민주노총 경기본부에서는 지역 단체들이 모여 대책위 구성을 논의하였다.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이주노동자인권연대 등은 다음 주중 대책위를 구성하고 사업주를 고소고발하는 한편 이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안산중앙병원에서 추언총(28) 환자를 만났다.
회사명은
경기 화성시의 동아디지털(엘시디.디브이디 부품제조업체)이다.
근무환경은
통풍이 안 되고 사용한 용제의 냄새가 심하다.
어디가 아픈가
다리가 아프고 무겁고 저리고 감각이 둔하다. 온몸에 힘이 없다. 2-3주 됐다.
발병후 회사측의 조치는
아무 것도 해주지 않았고 방안에서 가만히 쉬라고 했다. 병원도 공장에서 보내준 게 아니라 관리자 모르게 갔다. 병원에 갔다왔는데 공장장이 알고 야단쳐서 가지 말라고 했고 방안에서만 쉬라고 했다. 그래서 그 이후로도 몰래몰래 갔다.
유해물질이었는지 알고 있었는가
몰랐고 일만했다. 냄새가 지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