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 산재환자들이 아파하는 것들
금속노조신문 제13호
교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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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도 아프지만 마음이 불안하고 힘들어 =
= 골병 완치도 어렵고, 재발위험 높고 =
“오른쪽 어깨가 5센티미터나 아래로 주저앉았다.”
“무릎 인대가 파열되어 있었다.”
차 밑에서 쪼그리고 앉아 일한 지 21년. 전동모터 코어 들었다 놨다 22년. 병원에서 정밀조사를 해보고 나서야 다들 한결같이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고 말한다.
근골격계 집단요양을 신청한 로템노조 조합원들은 근속연수가 평균 25년 넘은 노동자들이다. 부황 뜨고, 파스 붙이다가 안되겠다 싶어 어디가 아픈지 알아보자고 시작했던 건강진단. 스스로 여기(집단요양투쟁)까지 올 줄은 몰랐다고 한다.
환자들은 몸이 아파 특근 없는 휴일엔 하루 종일 누워 있어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말한다. 김건식 조합원은 대학교 다니는 딸에게 산재요양신청서를 써달라고 했다가 딸이 아빠는 맨 날 회사 가서 돈벌어오는 사람으로만 알았는데 “정말 이렇게 힘들게 일하셨냐”며 울먹였다고 했다.
그러나 회사는 이런 환자들을 힘들게만 한다. 회사는 아프다고 호소할 땐 ‘나몰라’라 하다가 노조에서 집단요양신청 들어가니 뒷북치며 “다 해 줄테니 너만 빠져나와라”며 협박이 심하다. 수 십년씩 함께 일해온 관리자가 “내가 짤리게 생겼으니 좀 봐주라”고 할 때 거절하기가 너무 힘들다.
환자들은 온갖 협박과 회유를 딛고 승인 날 때까지 짧게 두 달, 길게 반 년까지 기다린다. 그동안 월급은 없다. 몇 달째 생활비가 끊기다 보면 집에서 아무리 이해한다 싶어도 자연 가정불화가 생긴다. 이런 ‘심리적 불안’은 말도 못한다. 마음이 불안해 치료도 소용없다. 만약 불승인이라도 떨어지면 고통은 두 배다.
그러나 환자들을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치료를 마치고 현장에 복귀했는데 노동강도가 똑같아서 “또 재발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다. 골병들지 않을 노동조건을 만드는 것과 함께 환자들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따뜻한 마음이 절실하다.
대우조선노조 차용칠 전 산안실장은 노조에서 한 달에 한번씩 병원 순회해서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니 다 좋아했다며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한다.
금속노조신문 제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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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도 아프지만 마음이 불안하고 힘들어 =
= 골병 완치도 어렵고, 재발위험 높고 =
“오른쪽 어깨가 5센티미터나 아래로 주저앉았다.”
“무릎 인대가 파열되어 있었다.”
차 밑에서 쪼그리고 앉아 일한 지 21년. 전동모터 코어 들었다 놨다 22년. 병원에서 정밀조사를 해보고 나서야 다들 한결같이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고 말한다.
근골격계 집단요양을 신청한 로템노조 조합원들은 근속연수가 평균 25년 넘은 노동자들이다. 부황 뜨고, 파스 붙이다가 안되겠다 싶어 어디가 아픈지 알아보자고 시작했던 건강진단. 스스로 여기(집단요양투쟁)까지 올 줄은 몰랐다고 한다.
환자들은 몸이 아파 특근 없는 휴일엔 하루 종일 누워 있어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말한다. 김건식 조합원은 대학교 다니는 딸에게 산재요양신청서를 써달라고 했다가 딸이 아빠는 맨 날 회사 가서 돈벌어오는 사람으로만 알았는데 “정말 이렇게 힘들게 일하셨냐”며 울먹였다고 했다.
그러나 회사는 이런 환자들을 힘들게만 한다. 회사는 아프다고 호소할 땐 ‘나몰라’라 하다가 노조에서 집단요양신청 들어가니 뒷북치며 “다 해 줄테니 너만 빠져나와라”며 협박이 심하다. 수 십년씩 함께 일해온 관리자가 “내가 짤리게 생겼으니 좀 봐주라”고 할 때 거절하기가 너무 힘들다.
환자들은 온갖 협박과 회유를 딛고 승인 날 때까지 짧게 두 달, 길게 반 년까지 기다린다. 그동안 월급은 없다. 몇 달째 생활비가 끊기다 보면 집에서 아무리 이해한다 싶어도 자연 가정불화가 생긴다. 이런 ‘심리적 불안’은 말도 못한다. 마음이 불안해 치료도 소용없다. 만약 불승인이라도 떨어지면 고통은 두 배다.
그러나 환자들을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치료를 마치고 현장에 복귀했는데 노동강도가 똑같아서 “또 재발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다. 골병들지 않을 노동조건을 만드는 것과 함께 환자들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따뜻한 마음이 절실하다.
대우조선노조 차용칠 전 산안실장은 노조에서 한 달에 한번씩 병원 순회해서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니 다 좋아했다며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