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5 현장출동: 가짜환자 넘친다

가짜 환자가 넘쳐나는 실태, 이거 과연 어느 부처가 바로 잡아야 할까요?김연석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젯밤 10시, 서울의 한 정형외과. 9명의 교통사고 환자가 입원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각 입원실에 있는 환자는 단 4명뿐입니다.

인터뷰: 외출했어요. PC방 가요, 밤에는.

기자: 그나마 남아 있는 환자들의 입원실에서는 술판이 벌어졌습니다.

인터뷰: 술도 한잔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 거지.

기자: 잠시 후 한 환자가 술을 더 사옵니다.

인터뷰: 술을 이렇게 많이 사오셨어요?

인터뷰: 혈액순환에 좋대요.

기자: 이들의 진료비는 모두 자동차 보험에서 나갑니다. 서울의 한 산업재해 환자 전문병원. 엄지손가락이 부러진 한 산재환자는 벌써 넉 달째 입원해 있습니다. 이 병원에 오기 전 다른 병원에서는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은 기록이 있습니다.

인터뷰: (치료 연장이 필요한) 소견서가 안 붙어있어요.

인터뷰: 안 붙어 있어요.

인터뷰: 소견서 붙여야죠.

기자: 진료비는 모두 산재보험에서 지불됩니다.

비슷한 증상의 환자라도 진료비가 어떤 보험에서 나오느냐에 따라 입원일수는 크게 다릅니다. 예를 들어 두안부 골절의 경우 자동차보험과 산재보험 환자의 입원일수는 평균 70일 정도로 건강보험의 7배가 넘습니다. 진료비가 모두 보험에서 나가는 데다 무엇보다 오래 입원해야 보상금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장기입원하는 이유가 그것 (보상금)밖에 더 있겠어요? 어떻게 하면 많이 받는지 우리보다 더 잘 알아요.

기자: 당연히 진료비 차이도 큽니다. 역시 두안부 골절의 경우 건강보험은 100만원 정도지만 자동차와 산재보험은 600만원 가까이 나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동차나 산재보험의 경우 이른바 나이롱 환자를 걸러내는 체제는 빈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건강보험은 전문의 등 1200명의 인력을 갖춘 심사평가원이 진료비가 적정한지를 따지고 있으나 산재보험은 69명의 직원들이 심사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근로복지) 공단 같은 데선 우리가 서류를 넣으면 서류 갖고만 심사한다. (환자의) 나아가는 상태를 정말로 모른다.

기자: 열린우리당의 장복심, 유시민, 김영춘 의원은 오늘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인터뷰: 진료와 보상은 구분돼야, 보험들의 진료비 심사 일원화해서 부적절한 과잉진료 억제하고 국민부담 줄여야...

기자: 쓸데없이 입원하는 환자. 과잉진료하는 병원. 허술한 진료비 심사 때문에 보험가입자들의 부담은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연석입니다. 

[사회]  [현장출동] 김연석 기자    2004.10.05 
한노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