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격무 철도노동자 ''시간 없어, 불이익 때문''치료도 미뤄

격무 철도노동자 ''시간 없어, 불이익 때문''치료도 미뤄

[노컷뉴스 2004-06-12 08:55]

철도 노동자들이 지나친 격무로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지만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8년 철도 합리화 정책 이후 철도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노동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철도노조가 최근 발표한 근골격계 질환 조사보고서를 보면 설문에 응한 조합원 6600여명 가운데 80% 이상이 전체적으로 노동 강도가 강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철도 노동자들은 일반적으로 육체가 감당할 수 있는 적정한 노동량보다 무려 26% 이상 초과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설문 당시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호소한 응답자도 9%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36% 정도는 병원에 갈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예상되는 불이익 때문에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이태영 산업안전 차장은 "현재 아프고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서 치료를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한 사람들을 치료받게 해라, 치료받게 보장하라는 것이 가장 큰 요구사항"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노조의 조사가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무시했던 철도청은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을 받게 되자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섰다.

철도청 이우방 안전과장은 "근골격계 유해요인과 철도업무와 관련된 유해요인에 대해서 용역을 현재 시행하고 있다. 5월 21일부터 7월 19일까지 60일간에 걸쳐서 진행이 되고, 연구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춰서 대책을 수립해서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철도 현장은 해마다 30여명의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위험 사업장에 속한다. 철도 노동자들의 건강관리가 목숨과도 직결될 수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산업안전 대책마련이 아쉬운 실정이다.

CBS대전방송 조성준기자 dr7cs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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