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두산메카텍 참사, 납기 맞추려 무리해 작업

두산메카텍 참사, 납기 맞추려 무리해 작업 
시간 쫓겨 상판 조립할 때도 바로 밑에서 일 해
 
 2007년 03월 23일 (금)  강진우 기자  jwkang@idomin.com 
 
  창원시 귀곡동 두산메카텍에서 일어난 사고는 부산 남항대교 상판 조립 작업 중에 발생했다.

  남항대교는 부산 남항 앞바다를 가로질러 영도구 영선동과 서구 암남동을 잇는 길이 1.93km 왕복 6차로로 내년 8월 준공 예정이다.

△사고 경위 = 두산메카텍 하청 업체들은 지난 2월부터 남항대교 1공구 MB-3 1항차 가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남항대교의 한 부분이 되는 총 길이 111.65m 간교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폭 25.6m '크로스 빔'이라고 불리는 중앙구조물(상판)을 양옆에 설치된 각 4.60m 간교 박스에 수평이 되도록 붙여야 한다.

이날 사고는 '크로스 빔'과 간교 박스를 수평으로 맞추는 도중에 발생했다. 박스 사이에서 하중을 이기지 못한 52t짜리 '크로스 빔'이 5m 아래로 그대로 추락한 것이다.

현장에는 간교 박스를 잡고 있던 크레인에 작업 상황을 알리는 신호수와 볼트·취부 등 마무리 작업을 수행하던 인부들이 크로스 빔 바로 아래와 옆에서 일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크로스 빔 추락으로 현장에서 즉사한 사람은 상판 바로 아래에서 일하던 신호수와 리프트 카(lift car)를 타고 볼트를 끼우던 인부였다.

△안전 관리 허술 =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사측의 안전관리 부실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거대한 상판 작업을 할 때는 시간에 쫓기지 말고 안전에만 몰두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 소장에 따르면 수평 작업 동안 작업 인부들은 계속해서 상판 아래에 있었다.

즉 크레인에 의해 수평 작업이 이뤄질 동안에는 인부들이 상판 아래에서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볼트를 끼우는 등 마무리 작업을 해야 했지만 인부들은 여전히 안에서 작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정해진 공기안에 무리하게 공정률을 맞추려 했던 것도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MB-3 1항차 공사는 이날 까지 공정률 90%를 보였지만 오는 29일까지가 발송기간으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공정률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작업이 진행됐다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사고를 당한 인부들은 전날에도 야간 잔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을 조사했던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조태일 정책국장은 "사고 당사자는 하도급 업체 소속 인부들이었다. 하도급 업체들은 일당제로일을 하기 때문에 공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무리하게 일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이번 사건은 원하청, 재하청 관계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로서 하청 노동자들이 전반적인 위험에 방치돼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지방노동청 창원지청 관계자는 "일단 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봐야 하겠지만 조사결과 산업안전보건법상 위반이 드러날 경우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노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