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문]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기획, 입학처장 기피 보직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기획, 입학처장 기피 보직


“잦은 야근과 밤샘, 성과를 내야 하는 스트레스로 입학처는 대학내 3D 업종 중 하나입니다. 과거에는 기획·입학처장이 핵심 보직이었지만 지금은 고강도의 노동이 필요해 기피하는 보직 중 하나입니다”

지역 4년제 A대학 입학처장의 얘기다.

예전 대학 교수들의 꿈이었던 보직이 지금은 외면당하고 있다.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해 개인 생활을 가질 수 없는데다 건강마저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다 대학마다 교수들의 연구 논문 편수를 교수 평가의 주요 잣대로 여기고 있는 상황에서 보직을 맡을 경우 연구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특히 총장이 바뀐 대학의 경우 신임 총장의 플랜에 맞춰 정책 입안 및 집행을 해야돼 업무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최근 보직은 판공비 50만원을 더 받는 것 이외에는 큰 메리트가 없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풍조가 생기고 있다.

실제 최근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B대학 기획처장이 뇌출혈로 쓰러졌으며 C대학 입학처장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본부측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보직을 그만두었다. 2년전에는 D대학 입학처장이 잦은 야근 등으로 인한 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해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뿐만아니다.

대학 총장이 바뀐 일부 대학의 경우 기획처장은 중장기 대학 발전 계획을 짜기 위해 밤샘 작업을 하고 있고 입학처장은 입학자원 감소에 따른 학생모집에 대한 부담감으로 항상 긴장상태를 유지,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D대학 기획처장은 “과거에는 기획, 입학처장은 대학내 보직 중 가장 중요한 부서였고 그만큼 일에 대한 자부심도 컸던 것이 사실” 이라며 “하지만 업무환경이 변화되고 웰빙 문화가 확산되면서 건강을 돌보려는 교수들이 증가하고 있어 지금은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또 “대학마다 연구논문 실적을 교수평가의 주요 잣대로 삼고 있어 어쩔수 없이 보직을 맡더라도 1년 정도 하면 서로 자리에서 물러 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대학 입학처장은“입학처장은 연중 일선 고교 방문을 하는 것 이외에도 학생모집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받는 스트레스로 기피 보직중 하나다”며“2년째 보직을 맡고 있는데 몇 번이나 그만두겠다고 본부측에 의사를 밝혔지만 마땅한 교수가 없다며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귀뜸했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입력시간 : 2009-06-09
한노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