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내 손목에 혹이 혹시 암? 떠오르는 여성 IT질환 결절종

내 손목에 혹이 혹시 암? 떠오르는 여성 IT질환 결절종
[2009.06.11 14:06]
 
[쿠키 건강] 손목에 혹 같은 것이 만져지는 증상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고 혹이 ‘불룩’ 튀어나와 보기에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종양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대부분이 손목 결절종일 가능성이 크다. 컴퓨터 과다 사용자 중에 많아 ‘IT질병’이라고도 불리는 결정종에 대해 알아본다.

◇ 결절종, 혹시 양성 종양?= 손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부위에 무언가가 생기면 신경이 많이 쓰인다. 작은 사마귀가 생겨도 신경이 쓰이는데 이보다 크기가 큰, 혹 같은 것이 나타났다면 불편해지기 마련이다. 손목을 사용하거나 힘을 줄 때 통증까지 느껴진다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손에 생기는 종양은 대부분 양성으로 판정된다. 간혹 피부에 악성종양인 ‘흑색종’이 생기거나 폐, 신장, 전립선, 자궁 등의 장기에서 생긴 암세포가 전이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를 모두 합쳐도 손에 악성 종양이 생길 확률은 0.1%에 불과하다. 손에서 통증을 일으키는 혹을 발견했다면 양성 종양인 결절종일 가능성이 높다.

결정종은 엄밀히 말하면 종양은 아니고 관절액이 새어 나와 투명한 젤리 같은 성분이 들어 있는 주머니를 형성한 것이다. 손과 손목에 흔히 생기는 연부조직(근육·인대·지방·혈관 등) 종기로, 흔히 물혹이나 자갈풍으로 불린다. 결절종은 모든 부위에 생길 수 있지만 주로 관절이나 힘줄막 인접에 생긴다.

특히 손목 위·아래에 많이 발생하는데 대부분 손목 관절의 관절막이 변형돼 부풀어 오르면서 생긴다. 가장 흔한 손등 중앙 결절종은 인대와 관절막이 만나는 부위에서 생기는 게 특징이다. 이 부위에서 처음 생긴 뒤 점점 커져 힘줄 사이를 지나 피부 아래층에 자리 잡는 것이 전형적인 형태다. 크기는 완두콩만한 것에서부터 호두만한 것까지 다양한 편이다.

◇ 떠오르는 여성 IT 직업병= 결절종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손목의 혹은 외관상 손목을 구부리면 더 뚜렷하게 보이고, 크기가 작아졌다 다시 커진 뒤 일정한 크기로 지속되는 경우가 흔하다. 간혹 직접적인 충격을 받아 막이 터져 갑자기 사라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모두 통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적지 않은 환자들이 ‘손목이 쑤시듯 아프다’, ‘손목에 뭔가 들어간 것처럼 불편하다’는 등의 통증을 호소한다.

특히 가만히 있을 땐 통증이 없다가 손목을 꺾거나 짚을 때 통증이 심하고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거나 손목을 오랫동안 사용할 경우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해지기도 한다. 혹이 커지면서 주변 신경을 누를 거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주위 신경을 눌러 감각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결절종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고, 남자보다는 성인 여자에게서 잦은 편이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주로 외상을 입거나 손을 과다하게 사용할 때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컴퓨터를 이용할 때 손이나 손목에 무리가 가중되면서 결절종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결절종을 ‘IT 질병’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에 포함시켜 ‘직업병’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따라서 컴퓨터를 주로 사용하는 여성이 손에 혹이 생겼다면 결절종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 결절종의 치료 방법은= 결절종은 대부분 그냥 놔둬도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혹의 크기가 커지면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계속 손을 사용하게 되면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만약 손을 쓰는데 불편하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 미용상 문제로 제거하기를 원할 땐 치료를 받으면 된다.

눈으로 확인 가능한 결절종은 진찰이나,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병력만으로도 쉽게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 방사선 사진 외 다른 영상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만약 다른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거나 잠재성 결절종 여부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면 초음파나 MRI 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

치료는 수술적 방법과 비수술적 방법이 있다. 비수술적 치료는 주사기를 이용해 낭종 내의 액체를 빼내고 부목으로 손이나 손목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그냥 혹 부분을 눌러서 터트리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주사기 흡입술의 완치율은 60~70%로 재발률이 높다.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을 순 있지만 근본적인 질환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다시 액체가 차는 경우가 많다. 주사기 흡입술을 2~3차례 반복해도 재발한다면 수술을 고려하는 게 좋다.

수술은 주로 피부를 절개해 낭종을 째는 방법이 사용돼 왔다. 하지만 최근엔 수술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관절경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팔 부위의 부분 마취만으로 수술할 수 있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입원할 필요도 없다. 2주 정도 가벼운 보조기를 착용한 뒤 관절의 운동 범위 회복을 위해 물리 치료를 받으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도움말: 강홍제 마디병원 과장

Tip 건강한 손목을 위한 생활 습관

1. 컴퓨터 사용 시 한 시간마다 휴식한다.

빠른 속도로 자판을 치거나 마우스를 클릭하는 등 모든 컴퓨터 관련 동작은 손목에 무리를 준다. 컴퓨터 사용을 할 때는 한 시간 마다 꼭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8시간 이상은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2. 오른손-왼손을 번갈아 쓴다.

보통 오른손잡이들은 마우스 클릭을 오른손으로만 하기 마련이다. 컴퓨터 설정을 가끔씩 왼손으로 바꾸어 한쪽 손으로만 집중되는 것을 방지한다.

3. 손목받침대와 손목 아대 등 도구를 활용한다.

마우스 앞에 손목을 걸쳐놓을 수 있게 해주는 손목받침대를 쓰면 한결 손목에 가는 부담이 준다. 손목 아대를 착용해 손목을 보호해주는 것도 좋다.

4. 손목 스트레칭을 자주 한다.

손목 돌리기나 털기, 깍지 끼고 앞으로 펴기 등 손목에도 스트레칭을 해줘 평소 근육과 인대를 훈련시킨다.

5. 핸드폰은 문자보다 통화로

하루에 수십 통의 문자보내기는 엄지손가락과 손목에 큰 무리를 준다. 필요이상의 문자보내기는 자제한다. 문자를 보낼 때는 핸드폰은 책상 위 등에 고정시킨 후 보낸다.

6. 손은 따뜻한 물로 씻는다.

차가운 물이 닿으면 손 저림과 통증이 더 심해진다. 손을 씻을 때는 따뜻한 물에 씻어 경직된 근육을 풀어준다.

7. 팔베개를 하고 자지 않는다.

낮 동안에 혹사당한 손목관절은 밤에 잠 잘 때 쉬도록 해야 한다. 팔베개를 하고 자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은 팔과 손의 혈액순환에 좋지 않다. 손은 편안히 허리 옆으로 내려놓고 그 위에 이불을 덮어 따뜻하게 보온이 되도록 한 상태에서 자는 것이 좋다.

8. 걸레를 비틀어 짜지 않는다.

일상생활 속 걸레를 비틀어 짜는 것은 손목에 최대의 부담을 준다. 손빨래는 가급적 자제하고 전기료가 들더라도 세탁기를 활용한다.

9. 무거운 그릇은 가벼운 그릇으로 바꾼다.

코팅 프라이팬이 인체에 유해물질이 나오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무거운 무쇠솥, 도자기그릇 등을 쓰는 경우가 많다. 설거지와 요리를 하는 여성에게는 최대의 복병이다. 유리 제품이나 무쇠프라이팬을 사용할 때는 꼭 양손을 사용하도록 한다.

10. 어린 아기는 아기 띠나 포대기를 사용한다.

걷지 못하는 영유아가 있는 경우 아기를 앉아주느라 손목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아기가 귀여워도 필요이상으로 자꾸 안지 말자. 아이를 이동시켜야 할 때는 아기 띠나 포대기, 아기를 편안히 눕힌 자세로 안을 수 있는 슬링 등을 활용한다.
한노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