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쌍용자동차 파업 노조원들 정신건강 심각

쌍용자동차 파업 노조원들 정신건강 심각
 | 기사입력 2009-06-11 14:02
 
 
【평택=뉴시스】

쌍용자동차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서비스 및 택시, 화물, 버스 운전 노동자들보다 적게는 4배에서 많게는 20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보건의료단체연합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지난 1일과 2일 이틀간 쌍용차 경기 평택공장에서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노동조합원 284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실태조사 및 건강검진을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조사결과 쌍용차 노조원의 85%가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이 가운데 즉시 전문의사의 진료가 필요한 고도 우울증상을 앓고 있는 노조원은 33.8%를 차지했다.

서비스 노동자, 해직자 공무원, 버스 운전자의 고도 우울증상이 각각 8.1%, 6.1%, 1.8%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18배 이상 높은 수치다.

쌍용차 노조원들의 스트레스 역시 다른 직종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일반 정규직의 스트레스 평균값이 19.6점, 비정규직 21.8점인데 반해 쌍용차 노조원의 평균 스트레스점수는 31.9점이었다.

수면장애도 야간 교대근무, 장시간근무 등으로 수면장애가 높은 화물운전자, 지하철 근무자, 택시운전자보다도 심각하다.

수면 중 잠에서 깨어나는 평균 횟수가 3회 이상인 경우 쌍용차 노조원은 43%로 가장 높았으며 택시운전자 19%, 지하철 근무자 10%, 화물운전자 8%로 뒤를 이었다.

이른 새벽에 깨어나 다시 잠들지 못하는 횟수가 일주일 평균 2회이상인 경우도 쌍용차 노조원이 66%를 차지했으며 택시 운전자 28%, 화물운전자 25%, 지하철근무자 17% 순이었다.

임상혁 노동환경연구소장은 "쌍용차 노조원들의 정신건강 상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노동자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심각한데도 정리해고, 구조조정을 강행하는 것이 쌍용차와 노동자,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는 길이겠냐"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건강상담 및 건강검진을 한 백남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국장도 "노조원들의 전신상태, 만성질환, 심리적스트레스 근골격계 증상이 악화되고 있어 면역력이 저하돼 급성 전염병 등이 우려된다"며 "이같은 건강상태는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공권력 투입 위협으로 인한 스트레스"라고 주장했다.

정신건강 실태조사 및 건강검진은 지난달 27일 '신경성 스트레스로 인한 뇌출혈'로 쌍용차 노동자 엄모씨(41)가 사망하면서 이뤄졌다.

한편, 전날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택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쌍용차 전임직원 라인 정상화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했던 노조원 김모씨(46)가 이날 새벽 4시 심근경색 및 심장마비(경찰 추정)로 사망했다.

쌍용차 노조 관계자는 "평소 쌍용차 정비지회 부산분회 소속인 김씨는 공설운동장 결의대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협박을 받아 강제동원됐고 직원간의 불화로 비화시키려는 회사의 행태에 대해 괴로워했었다"며 "회사가 선량한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고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화기자 seo@newsis.com
한노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