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투데이] 유·초·중·고 99%에서 ‘석면’ 검출…그 이후

유·초·중·고 99%에서 ‘석면’ 검출…그 이후 
메디컬투데이 2009-08-08 07:31:10 발행     
 
1등급 많은 경기도, 예산 및 관리계획 ‘미비’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얼마 전 유·초·중·고의 99.1%에서 석면이 검출돼 아이를 둔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충격을 던져주었다.

학부모 단체나 시민단체는 아이들이 뛰어노는 학교에서 석면이 검출됐고 훼손부위가 심각해 비산 가능성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정부에서 긴급히 대책을 마련해 주길 촉구했다.

아이디 'junmom12'인 한 누리꾼은 “아이가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학교와 교실에서 지내는데 몇 십 년이 흘러 아이가 석면에 노출된 이유로 병에 걸린다면 그것을 누구한테 보상받을 수 있겠느냐”며 “훼손 정도가 심각한 학교명을 공개하고 개선이 됐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7월24일 민주당 김춘진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인 '전국 학교석면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부터였다.

2009년 2월 현재 시도별 학교석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치원을 포함해 초·중·고·특수학교 3158개교 중에서 3128개교인 99.1%에서 석면이 검출됐고 훼손정도가 심각해 미국의 '학교석면긴급대응법'의 구분상 1등급인 학교는 초등학교 8교, 고등학교 6교, 특수기타학교 1교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훼손정도 1등급인 학교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로 초등학교 5교, 중학교 4교, 고등학교 3교, 총 12개 학교였고 경남이 초등학교 2교, 중학교 2교, 부산이 초등학교 1교, 중학교 1교, 고등학교 1교로 확인됐으며 충북은 고등학교 2교가 해당됐다.

이것은 단지 위험도를 얘기한 것이며 우리나라 학교의 대부분이 석면 자재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어서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상황이 이러한데 과연 그 이후 얼마나 개선됐을까.

5일 1등급 학교가 가장 많게 나왔던 경기도 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문제가 됐던 12개 학교 중 10개 학교는 개선 작업을 했고 1개교는 현재 진행 중이며 나머지 1개교는 아직 개선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 노후한 천장 텍스 등 교체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경기도 교육청은 아직 개선대책을 수립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예산도 책정되지 않아 문제였다.

경기도 교육청 체육보건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경기도가 1등급이 많이 나온 것은 조사를 할 때 전체 중에서 훼손이 심한 곳부터 파악해 우선해서 나갔기 때문"이라며 "그 외의 학교들은 1년 동안 조사를 해서 과연 필요한 예산이 얼마인지 어느 정도 구체적인 데이터가 나와야 개선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1등급이 나왔다고 해서 모든 교실이 1등급이란 얘기는 아니며 교실 한 칸이나 두 칸 정도가 1등급이 나와도 전체 1등급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교육청 별로 예산이 달라 예산이 적을 경우 에어컨이나 냉난방기 공사시 부실하게 해체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어 문제로 지적했다.

더불어 안전하게 고형화 돼 있다 하더라도 학생들이다보니 뛰어놀면 손상될 우려가 있어 심각한 문제라는 것.

공기 중에 노출된 극소량의 석면섬유가 호흡기를 통해 폐포내에 침착되면 진폐증의 일부인 석면폐증, 폐암 및 악성중피종을 일으킬 수 있다.

김춘진 의원 측 나성채 비서관에 따르면 최근 3년 이내 학교 건물에서는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주로 노후된 건물에서 많았으며 석면 자재 자체가 내연성, 내구성이 뛰어나서 건축자재로 흔히 쓰였다.

또 위 조사결과는 전체 학교의 16%정도를 조사한 것으로 현재 50%까지 진행됐으며 올해 연말 정도면 전체 전수조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어서 앞으로 석면 검출 학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어 나 비서관은 “조사 진행률이 지역별로 다르기도 하고 경기도의 경우는 우선 학교 수가 많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 하에 공개를 했다”며 “석면의 잠복기는 30년이고 아이들이 항상 노출될 위험에 처해 있으므로 빨리 예산을 책정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ellee@mdtoday.co.kr)
 
한노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