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산추련]삼양제넥스공장 폭발사고 관련 기자회견문

[삼양제넥스공장 폭발사고 관련 기자회견문]

이윤을 위한 노동자들의 희생, 이제는 그 죽음의 고리를 끊어라!!

지난 4월 22일 오후 3시경 울산시 남구 매암동 소재 삼양제넥스에서 소수저압
탱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삼양제넥스 사내 상주하청업체인 (주)천마소
속 전순종(50세), 홍상표(47세), 김대진(39세) 등 세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
는 참혹한 사고가 발생하였다. 우리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를 비롯한 울산지역
노동·산업안전관련 단체들은 고인들의 명복을 기원하며, 이번 사고와 관련한
우리들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이번 사고는 그동안 알려졌던 것과는 다르게 원청업체인 삼양제넥스측의 안전
조치 소홀로 빚어진 인재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고 직후 경찰이 언론에 유포한 사고경위는 마치 작업노동자들이 사전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함으로써 폭발이 일어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였다. 그러나, 반
드시 현장에 있어야하는 안전관리자를 비롯한 삼양제넥스측 관리자들은 사고
당시 한명도 현장에 없었으며, 사측은 작업 전 안전조처로서 모든 수소밸브를
폐쇄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탱크내부 상층밸브가 반쯤 열려진 상태였다는 것
등이 확인되는 등 삼양제넥스측의 과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또한 작업장의
출입 역시 삼양제넥스측 관리자가 작업장 출입문을 열어주어야 가능하다는 것
은 삼양제넥스측이 안전조처에 대한 확인 없이 무리하게 작업을 추진하였다는
점을 반증한다.
이처럼 이번 사고의 본질은 정기보수일정을 단축하여 생산을 재개하기 위해
무리하게 필수 공정인 개스 잔류검사나 안전조치확인 없이 작업을 진행시킨 것
이 주요한 사고발생원인이라고 할 것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삼양제넥스측은 사건의 경위를 정확히 밝혀내어
이런 사고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잘못을 감
추어 마치 모든 책임이 작업노동자들에게 있는 것처럼 사건의 진상을 호도하기
에 급급하고 있다. 이러한 사측의 태도는 노동자의 목숨보다는 자신들의 이윤
을 중시하는 것에 다름 아니고, 사측의 책임을 은폐하고자 고인들의 명예를 훼
손하는 행위일 것이다.
삼양제넥스는 지금이라도 고인들과 유족들 앞에 사죄하고, 정확한 진상을 밝
히는 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것이다. 또한 유족들에게 충분한 물질적·정
신적 보상에 성실히 나서야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런 사고가 우발적이고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
고 있다. 올해에만도 울산에서 이러한 형태의 폭발사고로 인한 중대재해가 벌
써 4번째이며, 이로 인한 인명피해가 사망자 7명과 중상자가 20여명에 이르는
등 그 피해가 너무도 막심하다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노동부와 경찰과 검찰의
대응은 극히 소극적일 뿐이다. 수많은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책임자
에 대한 사법처리는 극히 예외적인 일일 뿐이며, 이러한 사고의 재발방지노력
은 거의 없으며, 폭발사고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는 화학공단에 대한 안전점
검과 지도감독은 매우 중요한 사항임에도 그러한 자신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노동부와 사법기관
은 이러한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한다. 그 첫 조치로
서 삼양제넥스 대표이사와 현장책임자를 구속 수사하라. 이를 통해 각 기업 경
영진과 현장안전관리자들이 산업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재고할 수
있도록 하여야할 것이다.
이는 요즘 시작되고 있는 석유화학공단의 정기보수작업에서 이런 사고가 재발
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조처가 될 것이다. 특히, 지난 3년간 발생한 중대재
해의 대부분이 정기보수기간동안 발생하였다는 점은 이러한 조처가 반드시 필
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각 위험물 취급사업장에 대한 안전관리
실태조사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2억여톤의 유류와 각종 가스가 저장되어 있
는 울산지역의 국가산업단지는 잠시 안전에 방심하면, 북한 용천의 폭발사고와
는 비교되지 않는 대형 폭발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위험 시설에 대한
안전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이번 사고를 당한 노동자를 비롯하여 많은 건설플랜트노동자들은 IMF이후 지
속적인 고용불안과 저임금, 그리고 여기에 안전보다는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
에 의해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이윤을 위해 노동자의
생명이 희생되는 상황이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민주노총울산지역본
부를 비롯한 울산지역 노동·산업안전관련 단체들은 이러한 상황의 재발방지
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며, 이번 사태가 어떻게 처리되는지에
대해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또한 이번과 같은 중대재해의 재발방지를 위해 납
득할만한 조치들이 수행되지 않는다면 필요한 모든 조처와 실천들을 해나갈 것
임을 밝힌다.

2004년 4월 26일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울산지역건설플랜트노동조합, 노동자건강권쟁취를 위
한 공동대책위원회(남구비정규직지원센터, 민주노동당 울산시지부, 북구비정규
직노동자지원센터, 사회당 울산시위원회, 삼성일반노조, 울산노동자신문, 울산
산재추방운동연합, 울산인권운동연대, 울산지역해고자협의회, 전국노동자회 울
산시위원회,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노동대학, 한마음 산재, 직업병 상담실,
삼성SDI 김명진)

 
 
한노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