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생활 습관이 내탓이라구?
TV와 신문에서는 연일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대한 정보를 홍수처럼 쏟아내고 있다. 유기농 야채와 과일은 비싼 가격에도 잘 팔리고 있고, 노화와 암을 억제한다는 식품들은 항상 관심의 대상이다. 각종 다이어트 운동, 헬스와 요가 또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성인병’이 `생활습관병’으로 재해석되면서부터 나타났다. 성인병은 `성인이 되면 생기는 병’이라는 생각이 담겨 있지만, `생활습관병’은 바람직하지 않은 생활습관으로부터 병이 생긴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즉 흡연, 음주, 운동부족, 서구화된 식생활, 스트레스와 같은 원인 인자들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을 일으키고 이것이 악화되어 심근경색, 뇌졸중, 동맥경화와 같은 뇌심혈관계 질환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각종 건강검진을 통해 사전에 이러한 위험요소를 발견해 내고, 사전에 생활습관을 바꿔나가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 강조되고 있다.
이것은 개인 스스로의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의사들은 술과 담배를 끊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스트레스를 줄일 것을 개인에게 권고한다. 그러나 문제는 `생활습관을 바꾸려는 시도’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정도로 쉬운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정신적·신체적 피로가 퇴근 후 휴식으로도 다 해소되지 않아 다음 날까지 남아 있고, 직장과 가정에서의 노동을 마치고 나서도 규칙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으며, 흡연과 음주와 같은 잘못된 생활습관이 직업적 스트레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면, 아무리 `독한 마음’을 먹고 노력한다고 해도 작심삼일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이 바뀌지 않은 이상, 건강을 지키는 일이 `개인의 노력’에 달린 것이라고 말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개인에게 건강에 대한 강박과 스트레스를 심어 준다. 의사들은 당신의 고혈압과 당뇨병이 향후 10년 내 몇 %의 합병증을 유발할 것이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바꾸라고 겁을 주지만, 내가 하는 일이 정신적 신체적 피로가 많고 휴식과 적절한 운동을 위한 여유가 부족하다면 진퇴양난에 빠질 수밖에 없고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는 것이다. 또한 생활습관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적절한 휴식과 운동은 뒤로 밀리고, 몸에 좋은 식품에만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생활습관병’은 개인의 노력을 강조하기보다는 사회적 직업적 환경을 문제제기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다양한 교육과 계몽을 통해서도 감소의 폭이 낮았던 질병이 IMF구조조정과 같은 사회전체의 구조적 변화에 급격히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진짜 건강해지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개인의 강한 의지에 달린 것이 아니다. 누구나 쉽게 건강해질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그 일은 하루중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일하는 직장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송한수 <광주노동보건연대>
TV와 신문에서는 연일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대한 정보를 홍수처럼 쏟아내고 있다. 유기농 야채와 과일은 비싼 가격에도 잘 팔리고 있고, 노화와 암을 억제한다는 식품들은 항상 관심의 대상이다. 각종 다이어트 운동, 헬스와 요가 또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성인병’이 `생활습관병’으로 재해석되면서부터 나타났다. 성인병은 `성인이 되면 생기는 병’이라는 생각이 담겨 있지만, `생활습관병’은 바람직하지 않은 생활습관으로부터 병이 생긴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즉 흡연, 음주, 운동부족, 서구화된 식생활, 스트레스와 같은 원인 인자들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을 일으키고 이것이 악화되어 심근경색, 뇌졸중, 동맥경화와 같은 뇌심혈관계 질환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각종 건강검진을 통해 사전에 이러한 위험요소를 발견해 내고, 사전에 생활습관을 바꿔나가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 강조되고 있다.
이것은 개인 스스로의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의사들은 술과 담배를 끊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스트레스를 줄일 것을 개인에게 권고한다. 그러나 문제는 `생활습관을 바꾸려는 시도’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정도로 쉬운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정신적·신체적 피로가 퇴근 후 휴식으로도 다 해소되지 않아 다음 날까지 남아 있고, 직장과 가정에서의 노동을 마치고 나서도 규칙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으며, 흡연과 음주와 같은 잘못된 생활습관이 직업적 스트레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면, 아무리 `독한 마음’을 먹고 노력한다고 해도 작심삼일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이 바뀌지 않은 이상, 건강을 지키는 일이 `개인의 노력’에 달린 것이라고 말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개인에게 건강에 대한 강박과 스트레스를 심어 준다. 의사들은 당신의 고혈압과 당뇨병이 향후 10년 내 몇 %의 합병증을 유발할 것이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바꾸라고 겁을 주지만, 내가 하는 일이 정신적 신체적 피로가 많고 휴식과 적절한 운동을 위한 여유가 부족하다면 진퇴양난에 빠질 수밖에 없고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는 것이다. 또한 생활습관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적절한 휴식과 운동은 뒤로 밀리고, 몸에 좋은 식품에만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생활습관병’은 개인의 노력을 강조하기보다는 사회적 직업적 환경을 문제제기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다양한 교육과 계몽을 통해서도 감소의 폭이 낮았던 질병이 IMF구조조정과 같은 사회전체의 구조적 변화에 급격히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진짜 건강해지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개인의 강한 의지에 달린 것이 아니다. 누구나 쉽게 건강해질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그 일은 하루중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일하는 직장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송한수 <광주노동보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