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1급 발암물질 배출 44% 울산 집중

1급 발암물질 배출 44% 울산 집중
 
2002년 조사결과
화학물질 배출 총량은 대구가 최다

연간 50t 이상의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전국의 각 사업장이 2002년 대기로 내보낸 1급 발암물질 가운데 44%가 울산의 대기속에 방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3일 발표한 ‘2002년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결과’를 보면 화학제품, 1차금속 등 28개 업종의 전국 1199개 업체가 2002년 대기로 내보낸 발암성 물질 40종 5547t 가운데 24%인 1324t이 울산에서 배출됐다. 특히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군에 포함되는 화학물질의 울산지역 배출비중은 더 높아, 염화비닐, 벤젠 등 전체 7종 1241t 가운데 5종 550t이 울산의 대기속에 섞여든 것으로 집계됐다.

울산지역의 대기중 발암물질 유입비중이 이처럼 높은 것은 28개 조사대상 업종의 발암물질 배출량의 62%를 차지하는 화학제품 제조시설이 집중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울산 다음으로는 전남이 492t으로 39.4%, 충남이 101t으로 8%를 기록해, 이들 3개 시도에 전국 주요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이 대기중으로 내보내는 1급 발암물질의 91%가 흩뿌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 조사대상 업체들이 대기중으로 내보낸 화학물질 총량은 3만4200여t으로 전년도의 3만6500여t과 견줘서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섬유와 염색공장이 밀집해 있는 대구지역의 배출량이 가장 많아 전체의 19.9%를 차지했고, 울산(14.5%)과 경남(11.7%)이 뒤를 이었다. 배출된 화학물질의 종류를 보면 휘발성이 높은 메틸알콜이 18.9%로 가장 많았고, 톨루엔 14.7%, 크실렌 11.5% 차례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화학제품 제조업의 배출비중이 28.3%로 가장 높았고, 펄프·종이제품 제조업(14.35), 운송장비 제조업(11.9%) 차례로 이어졌다.

화학물질배출량 조사는 환경부가 지난 1999년 처음 시작한 뒤로 조사대상 업체와 물질 수를 확대하며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 박연수 환경부 화학물질안전과장은 “이 조사는 기업체의 보고자료를 바탕으로 삼아 기업체의 조사능력과 성실도에 의존하는데다 행정기관의 검증에도 한계가 있다는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 조사기법을 개선해 조사의 신뢰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8/3]
 
한노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