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 발간팀
전주희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
김예진 | 김용균재단 상임활동가
임용현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손진우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현미향 |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자문)
박진용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김경택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엄귀현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이종호 | 울산저널 편집국장
604명 배 만들다 죽었다. 현대중공업에서
‘466명 배 만들다 죽음, 현대중공업에서’
2020년 5월 2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식지를 통해 현대중공업에서 창사 이래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죽었는지 처음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5월 2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와 사측 자료를 분석한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자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부는 1974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 550개월 동안 매달 0.85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숨졌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 그 많은 숫자에 한번 놀랐고, 창사 이래 노동자 사망에 대해 노동조합이 자료를 모으고 기록했다는 것에 한번 더 놀랐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은 사망 숫자와 재해유형과 같은 기초적인 내용밖에 없었다. 지부가 얼마만큼 노동자 죽음에 관한 기록을 갖고 있는지 너무 궁금했다.
2020년 지부를 방문했을 때 지부가 갖고있는 사망사고 기록은 소위 민주파 활동가들이 노동조합 집행부로 당선된 2014년 이후의 기록이 전부라고 했다. 그 이전 자료들은 어용노조가 관련 파일을 다 없앴다고….
창사 이래 466명의 사고기록은 회사에서 받은 기본 통계자료와, 노동조합 소식지 <민주항해>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사망자 이름, 사망일, 재해개요 정도를 정리해둔 엑셀 파일이 있었다.
단순히 숫자로 셈해지는 죽음 말고,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서사를 복원하고 싶었다. 다행히 사고원인과 관련된 현대중공업지회의 치열한 싸움의 기록과 자료들이 충실하게 보관되어 있었다. 2021년에는 이를 토대로 2014년부터 2021년까지의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사고기록을 정리하고 이에 대한 분석을 포함해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1권(2014~2021)을 발간했다.
그러다 2024년 지부를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노동안전실 자료창고를 들어가게 되었고 그곳에 1980년대부터 2013년까지의 사망사고 기록이 사건별로 보관된 것을 발견했다.
수기로 작성한 80~90년대 사망기록, 타자기로 작성한 서류들을 발견했을 때의 순간을 잊지 못할 거 같다.
드디어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백서 1권>이라고 이름붙인 의미를 온전하게 되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작정 파일을 서울로 갖고와서 연도별, 사건별로 스캔작업을 시작했다.
<민주항해>와의 대조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부에 요청해 보관하고 있는 <민주항해>영인본을 PDF 파일로 전환했다.
지부가 한차례 정리한 창사 이래 사고기록지와, 사건별 파일들, <민주항해>에 기록된 사망기록, <사내하청소식지>에 기록된 사망기록을 대조하고 들춰내 누락된 사고 내용을 추가했다.
과거의 사망기록을 정리하는 와중에도 현대중공업의 중대재해 소식이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 <백서 1권>을 작성한 2021년 이후 현대중공업의 중대재해 기록은 쌓여가고 있었다.
백서팀은 2025년 12월 기준, 604명의 노동자가 배 만들다 죽었다는 일부의 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기록 바깥의 죽음이 여전히 더 많을 것이다.
가령 질병으로 사망한 경우와 과로사, 과로자살 등의 죽음은 아주 일부만 셈해질 수 있었다. 총 3권의 <백서>를 내지만, 이 역시 미완성인 셈이다.
내년에는 이 기록을 바탕으로 한 본격적인 연구작업이 수행되어야 한다.
그 전에, 이 기록이 흩어지거나 사라질 것 같은 조바심으로 우선 세상에 내놓는다. 이는 604명 노동자에 대한 충실한 애도를 수행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이 백서를 살기를 간절히 원했던, 그리고 살아있는 모든 조선소 노동자에게 드린다.
2025년 12월
백서발간팀을 대신하여
전주희.
현대중공업 사고백서1_1988~2013
현대중공업 사고백서2_2014~2020
현대중공업 사고백서3_2021~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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