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다버린 껌’처럼, 부산의 미래는 암울하다.
(2006. 4. 17.)


(▲ 4월 15일 부산지하철매표해고노동자 고용승계쟁취 4차 결의대회가 있었다. 많은 각 지역단체에서 참여하여 ‘꼭 승리하고 말겠다’는 굳센 결의를 내보였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길거리에 방치된 채 거적하나 덮어놓고 천막생활을 이어온지도 어느덧 다섯달째, 그도 모자라 거리 노숙도 20일이 훌쩍 지났습니다. 하지만 부산시는 허남식 부산시장 부인의 뒤만 닦을 줄 알았지 부산시민, 부당하게 집단해고된 부산 청년들을 돌볼 생각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턴지 생겨 먹다만 ‘비정규직’의 굴레는 이렇듯 젊은이들의 삶 깊숙이 파고들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렸습니다. ‘불법’도 정부의 ‘경영혁신’이기만 하면 ‘합법’이 되는 곳. 그래서 그 속에서 씹다버린 껌처럼 아무렇게나 사람을 쓰다버려도 ‘합법’이 되는 곳. 그 말도 안되는 대한민국, 부산에서 젊은이들은 허남식 부산시장에 의해 방치되고 짓밟혀지고 있습니다.


(▲ 지칠 줄 모르는 부지매의 투지에 어린아이도 함께 했다.)
부산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합니다. 지금 허남식 선거준비사무실 앞에서 노숙을 할 수 밖에 없는 2~30대 젊은이들의 모습이 바로 부산의 미래를 대변하고 있으니까요. 노숙농성장을 지나가는 시민들은 잠자는 우리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시곤 허남식 선거준비사무실을 한번 올려다보며 꽉 막힌 부산시정에 한숨을 내쉬곤 하셨습니다.
꽉 막힌 허남식 부산시장의 무책임한 정책으로 언제까지 우리는 집을 두고 길바닥에서 잠을 청해야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끊임없는 우리의 투쟁에 분명 새벽이 열릴 것을 아니까요.


(▲ 4차 결의대회 후, 가두행진 중이다. 행진 중에 연대온 동지들께서 유인물을 나누어주셨는데 시민들이 ‘매표소에서 꼭 보자’, ‘힘내라’는 말을 전하셨다고.)
▶ 농성장의 밤
- 부지매 동지들에게 -
[글,곡 우창수(소금꽃)] (2006. 4. 11.)

봄비 내리는 농성장.
지난 겨울 찬바람이 다시 찾아오는데
동지 그대도 나처럼 오늘밤 잠 못 이루나
울 어머니 뒤로 하고 길을 나설 때
붉은 눈물 옷깃을 적시고
정든 이의 손을 잡고 다짐한 시간은 멈춰버린 시계가 되었소.
지난 밤 술 한 잔에 흐르던 눈물을 감춘 이유는
웅크려 잠이 든 꿈 하나 있기에...
그래요 애써 말하지 않아도 동지의 체온으로 느껴집니다.
아직은 멈추지 말아요.
새벽은 어둠이 쌓여야 해
동지여 노동의 역사는 우리를 기억할테요.
동지여 사랑하오.
▶ 부산시민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부지매의 투쟁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러 노숙농성장을 찾아와 ‘최선을 다한 다면 결코 패배란 없다’는 좋은 말을 남겨주시고 가기도 하셨습니다.
▶ 난장
- 정승철 (일반노조)
솟아지는 비가
솟아서
비 내리는 언저리에
자그마한 몸짓으로
고함을 쳐본다.
이렇게 부딪히고 엉키면
무언가 있겄지.
그래
그렇게 사는 게
우리의 인생인지도 몰라.
그렇지만은
이제는 아니다.
내 삶, 내 인생
내가 챙길 것이다.

(▲ 깊은 밤 허남식 선거캠프앞, 하루의 고단함을 달래는 부지매 동지들...)
<공지> 4월 20일 촛불문화제는 없습니다.
그날 부지매는 범진케이블규탄 촛불문화제에 집중연대하기로 했습니다.
약속을 빈번히 어겨가며 끝내는 조합원들을 정리해고 시켜버리고만 범진케이블 회장을 규탄하는 ‘범진케이블규탄 촛불문화제’에 많은 관심과 연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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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 219일째 / 고용승계 투쟁 10개월째 / 천막농성 137일째 / 노숙투쟁 20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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