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청년 버그의 죽음

전에 내 핸드폰 벨소리를
“주인님 전화왔습니다”라고
맞춰 둔 적이 있었다.

벨이 울릴 때마다
사람들은 이상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핸드폰 주인이 맞는데도 말이다.

핸드폰이 사람 목소리를 내니
‘주인’이라는 거부감도 있었겠지만,
아마도
핸드폰을 사람으로 착각을 한 것이지 않을까?

오늘 본
미 청년 버그의 죽음
그 잘난 인터넷상에서 그것도 동영상으로

단검을 든 놈은
돼지 목 따는 식으로
버그의 목을 도렸고
버그는 그 고통에
모가지가 절단나기 전까지
고래 고래 고함을 지르는 모습
60초도 되지 않았지만
그 순간 청년 버그의 모습은
경악 그 자체였다.

딴 놈은
복면 쓴 놈이고
복면 쓴 놈은
부시와 제국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을 동영상으로 올린 놈
혹 음모론자의 역설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사람 목소리와 기계 소리가 같다고 착각에 젖어버린
우리 인간들이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과학과 인간다운 삶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 나
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