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비리사태 관련 (울산 노동자 투쟁본부 결성)

'서명운동과 대중적 투쟁 전개해 나갈 것'

현대차그룹 비리사건과 관련, 노동자배움터 등 10여개 단체는 '현대차그룹 불법비리 관련자 엄중처벌 및 불법비자금 사용내역 전면공개를 요구하는 노동자 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를 구성, 선전전과 서명운동 등 대중적 항의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60613a.jpg
▲투쟁본부는 14일부터 노동자들과 시민들을 상대로 현대차 비리사건의 본질을 폭로하는 선전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4월초부터 투쟁본부 구성에 대해 논의해 온 이들은 6월 8일 결성식을 갖고 현대미포조선 노동자 김석진씨를 상임대표로 선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투쟁본부는 현대자동차 황제경영 비리사건 이후 자본을 옹호하는 이들이 지금의 위기를 이용해 범죄를 정당화시키며 그 범죄자가 없으면 세상이 망하기라도 하듯 호들갑을 떨면서 노동조합에까지 자기들 행동에 함께 하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대로 간다면 현대자동차의 2006년 임단투는 물론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현장을 완전히 잠식당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결성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석진 대표는 울산상공회의소 등이 나서 '현대차 살리기'라는 미명하에 12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정몽구 회장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는데 당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노동자들은 물론 부품협력업체 노동자들도 대거 참여했다며 현장노동자들이 자본의 주장에 장악당하고, 그들의 서명운동에까지 참가하며 노동자 의식이 해체지경에 몰려있음에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울산 노동계는 대응전략조차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투쟁본부는 14일부터 현대자동차 등 현장 노동자들에게 현대차 비리사건에 대한 본질을 구체적으로 알려내기 위해 선전전을 진행하며, 이후 서명운동과 대중적인 항의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울산지역 노조간부들과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서명운동은 이후 일반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시민사회단체 등에 제안해 전국적으로 확대할 나갈 계획이다.

20060613sky0919.jpg
▲'현대차 비리사태는 남한 자본주의의 추악한 단면을 드러낸 것'이라며 확실하게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석진 상임대표

김석진 대표는 보수단체들의 정몽구 회장 구명 서명운동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자본의 억압에 의해서 참여한 것이지, 진심으로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며 비록 서명운동에 소수의 인원이 참여하더라도 노동자들의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 투쟁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가게 되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쟁방침이 관철될 때까지 끈질긴 투쟁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투쟁본부는 △정몽구 외 정의선 등 현대차그룹 불법경영 관련자 전원 구속 처벌 할 것 △정몽구 정의선이 불법으로 조성한 재산을 전액 몰수하고 불법비자금 사용내역 전면 공개할 것 △노조 길들이기 등 노조파괴의 일환으로 비자금을 썼다면 실체를 공개할 것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투쟁방침으로 확정했다.

현재 투쟁본부에는 현대차 열사회, 현대중공업 청년노동자회, 전진하는 노동자회, 현대미포조선 현장노동자 투쟁위원회(준), 노동해방연대, 희망사회당 울산시당, 현대자동차 불법파견철폐단, 노동자배움터, 울산노동자신문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 비리사태와 관련해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현대차 바로세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울산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비리사건과 관련해 현대자동차 내 현장조직들과 한차례 논의가 진행됐으며, 이후 집행위와 운영위회의를 통해 지역단위 '현대차 바로세우기 운동본부' 구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질적인 주체가 되어야 할 현대차노조가 6월말 산별총회를 앞두고 있는 상태여서 7월 이후 쯤에야 운동본부 구성에 대한 논의와 계획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기애 기자 2006-06-14 오전 12:35:24

박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