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폭행 항의단식 중 철거민, 동맥 끊어
수술후 현재 생명에는 지장없어
참세상 뉴스
오늘(3일) 오후 3시 30분 영등포 구치소내 제소자 폭행에 항의, 연대단식 중이던 정중영씨(전철연회원)가 동맥을 끊었다. 정씨는 오늘까지 15일간 단식중이었다. 정씨는 구치소장의 사과와 폭력 사태 재발 방지를 요구하며 수술을 거부하던 중 동료들의 설득으로 오후 8시55분 수술을 시작해 오후 11시경 수술을 마친 상태다. 수술 경과는 양호하며 현재는 일반병실로 이동했다. 정씨는 구로 성심병원 603호에 입원중이다.
오후 5시에야 후송 가족등 연락은 6시 이후에
사건 발생 당시(3시 30분) 전해투 회원들과 전철연 회원등 20여명이 구치소 밖에서 항의집회를 진행중이었고 집회가 오후 4시 40분경까지 진행되었으나 동료들에게 어떠한 연락도 없었다. 정씨가 응급실에 후송된 시간은 오후 5시 5분이다(응급실 기록상). 정씨가 구치소장의 사과과 동료들과의 면회를 요구하며 치료를 거부하는 중이었음에도 동료들에게 소식이 전달된 것은 오후 6시 이후다.
그러나 동료들이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정씨 병실 앞에는(603호) 경찰병력 30여명 출입을 통제, 면회가 이루어진 시간은 오후 6시 50분경이다. 당시 정씨는 동맥에 압박붕대만 감겨진 상태였고, 동료들의 설득으로 오후 7시에야 진료를 시작.오후 8시 55분에 수술에 들어갔다.
그사이 민주노총 법률원 원장 권영국 변호사와 이영미 전철연 사무차장, 황창훈 전해투 위원장이 구치소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그 자리에서 영등포구치소장은 △국가인권위 재조사를 구치소명으로 공식요청 △폭력가해자 확인시 처벌 △재발방지 대책마련등을 구두로 약속했다.
수차례 경고 그러나 사태의 심각성 무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공유정옥 씨에 따르면 "오전에 변호사와 함께 4분의 단식동지들을 면회했다. 정중영씨는 의무과장과 직원이 입회한 상태에서 오늘 오후까지 정확한 입장 표명이 없으면 더 고강도의 수단을 강구할 수 밖에 없다는 경고를 수차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람이 갑작스럽게 빈혈을 일으키면 어떻게 되냐"는 등 우회적으로 다른 수단을 강구중임을 표현했다고 한다. 걱정스러웠던 공유정옥씨는 "의무과장님 잘 들으셨죠? 가서 분명히 전달해주세요, 이상태로 있으면 더 큰 일 생길지도 모릅니다. 이분 몸상태도 너무 안좋아요. 반드시 제대로 전달해 주세요" 라고 열차례 넘게 확인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구치소장은 의무과장과 보안과장으로부터 어떤 보고도 듣지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식자들 건강상태 악화
공유정옥씨에 따르면 단식자들 모두 건강 상태가 극도로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정씨의 경우 동맥봉합 수술 자체는 무리없이 끝났으나, 그이전에 이미 혈당이 58로 떨어진 상태에서 황달과 소변량급감등 합병증이 우려되던 상태였다. "31일에는 일시적 장마비로 복부에 가스가 차서 관장까지 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오전 면담시까지도 복통을 호소하던 상황이었구요"라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수술직전까지도 정씨는 동지들과 함께 단식을 진행할 의사를 밝힌 상태다.
박문일씨는 오른쪽 고관절 수술과 왼쪽 팔다리의 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으나 단식 중이어서 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한다. 박씨는 수차례의 요구 끝에 현재는 병방에 거주중이라고 공유정옥씨는 밝혔다. 또한 "강성철씨와 백철현씨 역시 심한 빈혈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제소자 일인 자살
황창훈 전해투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영등포 구치소에서는 전해투, 전철연 회원 4인(정종영씨 포함)외 일반 제소자 4인 등 총 8인정도가 단식농성 중이다. 황씨는 " 일반 제소자들의 경우 의무과 진료 개선과 편지검열등의 이유로 단식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4월 1일 일반제소자 정모씨(30대 초반)가 자살을 기도, 사망했습니다. 구치소내 동지들의 증언에 의하면 이 재소자는 한달전부터 심각한 우을증에 시달렸고 화상을 입어 의무과에 진료를 요청했으나 화상연고 하나를 던져준게 다였다고 합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영등포 구치소 측은 단순히 개인신병상의 이유로 자살한 것이라고 말하며 일체의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채다음날 바로 가족에게 시신을 인계했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치소내 제소자 처우 문제 심각
기간 사태가 이지경에 이르기 까지는 영등포 구치소 내에서의 제소자에 대한 폭력상황과 일반처우 문제가 심각한 지경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하는 민주노총 법률원 원장 권영국 변호사가 3월24일 강성철씨를 접견하고 정리한 내용과민변의 이상희 변호사가 3차례에 걸쳐 관련 재소자들을 접견하고 정리한 내용이다.
강성철씨는 지난 2월 16일부터 3월 5일까지 19일간 교도관들의 일반제소자 폭행건에 항의하여 단식투쟁을 전개하였다. 2월 24일 점호시 단식으로 몸이 힘들어 누워있었다는 이유로 교도관들이 발로 걷어차고 발을 입에 문지르고 흉부를 압박하는 등의 폭행을 가했다. 이에 강씨는 보온을 위해 안고 있던 pet병을 던졌다. 이를 이유로 징계가 내려졌다. 이후 징계면제 및 나머지 요구사항은 당사자와 협의하여 푼다는 구치소장의 약속을 받고 단식을 풀었다.
그러나 3월 13일까지 아무런 사후 조치가 없어 약속이행을 요구하며 16일 다시 재단식에 돌입했다. 22일 구치소장은 강씨를 강제로 구로성심병원에 입원시켰다. 담당의사는 강씨를 퇴원시킬 것을 교도관들에게 밝혔으나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한 채 강제입원을 지속했다. 28일에서야 강씨의 의사대로 다시 구치소로 이송했다.
일반제소자 000씨는 교도관이 직접 처방과 조제를 하고 야간과 휴일에 의사가 상근하지 않는등 열악한 구치소내 의료환경에 관련해 소장면담을 수차 요구하였으나 무시당했다. 이에 형사고소 등을 하기 위해 집필신청을 하였으나 이역시 무시당했다. 1월 6일 교도관의 집필신청 무시행위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가슴을 주먹으로 가격당하고 목이 졸리는등 가혹행위를 당했다. 그 후 1주일동안 수갑을 착용한 상태로 지내야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에 대한 항의로 단식을 진행했다. 현재 000씨는 자신이 가해자로 지목한 교도관들에 의해 공무집행방해로 고소당한 상태다.
제단체들의 연대가 절실
전철연 이영미 사무차장은 "사회단체들과 인권단체의 공동대응이 절실하다. 사안을 폭넓게 알려나가고 총연맹차원의 기자회견 등 가능한 최대한의 투쟁을 조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영등포 구치소 정문 앞에서는 지난 3월 25일부터 전해투 주최로 '제소자 폭행 및 인권유린 자행하는 영등포 구치소 규탄 집회'가 매일 열리고 있다.
2004년04월04일 01:56:59
최하은(naznkkum@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