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통계로 우리의 죽음을 설명할 수 있는가?-반올림의 산업안전보건 공단 점거 농성 지지

[성명서]
 
  통계로 우리의 죽음을 설명할 수 있는가?
- ‘반올림’의 산업안전보건공단점거농성을 지지하며 -

 
1월 15일(목요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이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개별 산재건에 대한 업무관련성여부를 심의하는 산업안전보건공단의 20일 평가위원회 연기를 요구하며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실에서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해 12월 29일 삼성반도체 집단백혈병 역학조사결과발표를 통해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이번역학조사가 업무관련성 여부를 판단하기에 많은 한계를 지닌다는 것을 인정한다.” 면서도 업무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없는 보고서로 언론들이 ‘백혈병이 작업환경과 관련없다’는 왜곡보도를 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껏 우리가 보아왔던 언론들의 보도행태를 생각할 때 충분히 예측했던 것이었고 공단에 그 위험을 충고해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안전보건공단이 결과발표를 그대로 강행한 것은 국내경제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계1위 삼성의 어려움을 덮어주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삼성이라는 감독에 의해 잘 짜여진 각본대로 산업안전보건공단과 언론사와 삼성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2인 1조로 일하는 공장에서 그 두명이 다 백혈병에 걸렸고 목숨을 잃었다. 그걸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고 하고 있다. 또 얼마나 많은 반도체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에 고위험 집단의 통계를 뭉뚱그리며 숫자놀음을 하고 있다. 과연 이들의 죽음을 통계로 설명할 수 있는가? 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작업했고 또 살아남은 자들이 어떻게 작업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파헤쳐야 할 것이다.
 
20일 평가위원회를 앞두고 반올림은 또 똑같은 상황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평가위원회 연기를 요구하며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공단은 무엇이 그렇게 급한 것인가? 유족을 포함한 반올림과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는 반도체노동자들은 충분한 시간과 조사 끝에 명확한 결론을 기다릴 준비가 되어있다.
 
2009. 1. 16
인천사람연대/사회당 인천시당
인천사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