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llenging the Chip(CTC)-반도체 신화에 저항하기'는
이 책의 제목이자 동시에 이 책이 제안하는 운동이다
우리는 수많은 반도체 칩을 사용하며 살아간다.
휴대전화, 자동차, 컴퓨터에 들어있는 칩의 수만 더하더라도 수백 개에 달하며,
집에서 흔히 쓰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은 물론 시계, 리모콘, 전등, 디지털 도어락 등
간단한 전기전자제품들도 모두 반도체 칩으로 움직인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반도체 칩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리고 반도체가 사람들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만큼,
반도체·전자산업체들의 부와 권력도 엄청난 규모로 커졌다.
CTC는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과 반도체·전자산업의 성장 뒤에 숨어있던
어둡고 황폐한, 그러나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을 보는 일이다.
짓밟힌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환경의 현실을 직시하자고,
불편하지만 외면하지 말자고 CTC는 제안한다.
CTC는 그 현실에 맞서 저항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다.
피해자로서의 고통을 딛고 저항의 주체로 나선 사람들의 용기와 노력으로
마침내 견고한 침묵이 깨지기 시작했다.
그 희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고 CTC는 제안한다.
CTC는 첫 희망을 만들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지키고 키우기 위해 연대하는 일이다.
저항에 직면한 반도체·전자산업 자본은
엄청난 부와 권력으로 제압하거나 저항이 없는 다른 지역으로 도망쳐왔다.
그에 맞서기 위해 노동운동과 지역운동과 환경운동이,
서로 다른 공장과 마을과 국가의 저항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CTC는 제안한다.
-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sharps@hanmail.net
옮긴이의 글 가운데
“저 거대한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꽃같은 나이의 젊은이들이 백혈병으로 툭툭 쓰러지고 있는데,
피해자들은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
회사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만 하고,
정부는 아무 얘기도 해줄 수 없다고만 하는 답답하고 이상한 상황.
우린 반도체 공장의 현실을 알 수 있는 자료라면 무엇이든지 찾고 싶었고, 찾아야만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실리콘 밸리 독성물질 방지연합SVTC 홈페이지를 발견했고,
그 곳을 통해 이 책을 찾았다.”
“반가웠다.
이 책은 누구도 얘기해주지 않았던 반도체/전자 산업의 현실을 자세히 들려주고 있었으니까.
반도체와 전자제품을 만드는 공장에서 얼마나 해롭고 위험한 화학물질들을 사용하고 있는지.
그런 공장들이 세워졌던 지역들이 환경오염으로 얼마나 고통받아왔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불임과 유산, 암으로 쓰러져왔는지.
이런 현실을 세상에 알리고 보다 인간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사람들에게
반도체/전자 산업 자본이 얼마나 못살게 굴었는지.
그리고 무서웠다.
몇십 년 전에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시작하여
영국, 동유럽,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을 거쳐 온 그 이야기들이
지금 한국에서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대책위원회”는 깨달았다.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은 백혈병 뿐 아니라 수많은 질병을 겪고 있다는 것을.
삼성만이 아니라 다른 반도체 공장들에서도 똑같은 고통이 존재한다는 것을.
반도체공장만이 아니라 다른 전자산업 공장들의 작업환경에도
그리 다르지 않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까지 몇십 년 동안 굳건히 지켜온 “디지털 강국”,
“삼성공화국”의 침묵이 이제 서서히 깨지고 있다는 것을.
그 뒤로 “대책위원회”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로 이름을 바꾸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세기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영국의 그리녹에서
까닭도 모르는 채 암으로 쓰러져간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21세기 한국의 반도체 노동자들과 꼭 같다.
“반도체 공장에 오래 다니면 아이를 낳지 못 한다”는 입소문에 두려워하고
실제로 불임과 유산에 고통받은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도
아메리카와 유럽, 아시아 어디에서나 다르지 않다.
전자산업의 경쟁력은 “NUNS(No Union, No Strike-무노조 무파업)”에 있다는
외국 기업주들의 이야기도,
무노조 정책을 고수하기 위해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마저 제멋대로 짓밟고 있는
삼성의 경영진과 꼭 닮았다.
열악한 노동조건과 저임금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기라도 하면
어김없이 해고나 물리적 폭력으로 보복하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전자회사들 이야기를 읽으면,
몇 년 동안 회사의 탄압에 맞서온
한국의 “시그네틱스”, “하이텍알씨디코리아”, “기륭전자” 여성 노동자들의 사연이 어김없이 떠오른다.”
추천사 가운데
“이 책은 건강하게 일할 권리, 환경정의를 실현하는
다원적·예방적·생태적 패러다임을 향해 한걸음씩 내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소개하며,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술을 가진 나라, IT 강국 코리아에게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지 묻고 있다.
외국의 사례가 우리 현실과 흡사해 두려움을 느끼게도 하지만,
변화의 물결을 이끌어온 반란군들의 이야기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진흙 속의 보물과 같은 책이다.”
_김상희(민주당 국회의원)
“세계화, 삼성전자 노동자 백혈병 집단발병, 비정규직법, 하이닉스 반도체 이천공장 증설 논란,
얼핏 제각각인 것 같은 문제가 반도체 산업을 둘러싸고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다.
또한 이 책은 분화되어 제 몫에 바쁜 노동운동, 환경운동, 소비자운동, 세계적 실천이
연대하고 풀어갈 중요한 매듭을 제시한다.
반도체 강국, 한국에 살고 있는 지속가능한 노동과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다.”
_이수경(환경과 공해연구회장)
“이 책이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건강권, 노동기본권을 바로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노동자가 부품이 아닌 주인이 되는 아름다운 세상이 하루빨리 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반도체 공장에서 희생당하신
많은 노동자들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_홍희덕(민주노동당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