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봉동지 서신

입니다.
이번 호 <일터>의 독자편지에
일부분을 담아보는 것으로... 편집실에서 이야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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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투쟁하는 동지들과 연대하기!
멀어져만 가는 현장 긴장감 회복하기!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를 확인하기!
등등!

연구소 동지들의 배려로 매달 <일터>를 만나면서 느끼는 것들입니다.
동지들, 반갑고 고맙습니다.
<일터> 보면서 “야! 정말 바쁘고 힘들겠구나!”를 생각하며 지나친 과로로 쓰러지는 동지들이 없어야 할텐데를 생각합니다. 건강 꼭 챙기세요.

이번 일터를 보면서 최근 몇 년간의 우리 투쟁의 성과가 확장되고 있음을 봤습니다. 그리고 결코 자본에게 면죄부가 되지 않을 것임을 함께 봤습니다.

처음 노동보건운동을 접하고 동지들과 함께 투쟁하면서 저는 엄청난 것을 봤습니다. 노동자의 건강권이라는 화두가 바로 자본주의의 신자유주의 전략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노동강도 강화 저지 투쟁의 그 시작이구나. 잉여가치를 둘러싼 그 기나긴 계급투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핵심적 사안이구나를... <일터> 11호에서 강동묵동지의 ‘노동시간과 휴식시간의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마지막 부분에서도 밝히고 있더군요.
“잉어노동시간을 모두 휴식시간으로!”

이번 <일터>에서 그동안 노동운동이 보여준 미흡했던 부분이 극복되어지는 현장을 곳곳에서 봤습니다. STX조선에서의 대규모 사고에 대한 노동조합의 즉각적인 대응(물론 이숙견 동지의 글 속에서의 파악이지만 저는 그렇게 보았고, 그랬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근골격계 집단요양투쟁의 산업과 지역의 확장! 저의 고향에서의 힘찬 투쟁이어서 그런지 더욱 반가웠습니다.(20년간 살던 곳이니 고향에 대한 애정이 어찌 식겠습니까?) 경북대지부 동지들의 투쟁은 그동안 우리의 투쟁의 성과이자 진행형임을 한 눈에 보여주더군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고상백동지의 노력도 보았고, 현대자동차(이는 민투위 동지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동지들과 한라공조(이는 제가 알고 있는 동지들이 분명하겠죠.) 동지들과, 산안부장님이라면 황동지라 믿으며, 수많은 동지들의 연대투쟁하는 모습도 봤습니다. 역시 <일터>에서는 그동안 친분이 있던 동지들도 함께 만날 수 있어 더욱 좋더군요. 그리고 황동지는 대전지역의 노동강도 강화 저지 투쟁의 훌륭한 전도사임이 재확인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6월까지라는 저들의 시간 개념 속에 놓은 유해요인조사 사업이 핵심인 듯 하네요. 동지들 옆에서 함께 하지 못해 뭐라 하기엔 참 힘드네요. 하지만 6월이라는 자본의 시간은, 그리고 그 시간의 강요는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한 개념이 아닌, 단지 덜 불행해지고자 하는 조급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결코 덜 불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불행해질 뿐이겠지요. 우리가 행복해지는 방법은 6월이 아니라 또다시 투쟁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진행 중인 유해요인조사사업이 우리 투쟁의 성과였기에 결코 주저하거나 저들의 시간에 쫓겨서 성세경동지의 말처럼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라 현장 노동자들의 강력한 무기로의 재조직을 위한 현장 축제로 부활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동지들, 항상 웃으세요!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행복한 웃음이 없으면 답답할 듯 합니다. 주변에서 웃음을 조직하고, 투쟁을 조직하는 동지들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저야 뭐~! 이곳에서 아주 잘 지냅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요즘 이 곳에서 공부도 하고, 고전도 읽으면서 정신 수양과 더불어 나름대로 운동시간도 편성해서 그동안 소진된 에너지 재충전도 도모하고자 합니다. 6월부터는 ‘요가’를 본격적으로 익혀볼까 합니다.(왜? 6월이냐면 아직 책이 없어서요.) 0.75평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특별히 크게 할 수 없기에 요가를 생각했습니다. 이 공간에서 충분하지 않을까라는 나름의 확신이 작용해서입니다. 성과가 있으면 제가 밖에 나가면 ‘요가 강좌’를 한 번 해볼까 합니다.

동지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행복한 투쟁 하세요.
언제가 될지는 확신할 순 없지만 다시 밖에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투쟁!!

2004. 5. 25. 화.
안양에서.

P.S <일터> 말고도 자료집이나 팜프렛 같은 거 나오면 그것도 보내주세요! 바쁘실텐데 현재 동지들의 투쟁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쉬고 있는 저의 편지 끝까지 읽어주신 것 감샇합니다.
사금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