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김성봉)동지 서신

이 사무실로 도착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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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보연 동지들 반갑습니다.
3일 전에 안양교도소로 왔습니다. 이 곳으로 오기 단 몇 시간 전에 <일터>를 받아보았습니다. 두 달만에 일터를 보니 반갑더군요.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들 주에서도 우리 투쟁의 희망을 볼 수 있어서 이곳에 와서 처음 느낀 봄하늘의 푸름만큼이나 기분이 좋았습니다.

오늘은 총선 투표일이네요. 임시 공휴일이라 조용하고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휴일이라 운동시간이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요.

항상 하루하루 바쁘고 정신없이 일상에 허덕이며 온갖 직무스트레스와 직업병으로 고생하고 있을 동지들 생각하니 미안해집니다.

아직 항소 일정도 잡히지 않은 채 언제 나가게 될지 모르지만 몇년만에 가지는 평온한 휴식이 가끔은 무료하기도 합니다.
이 곳에서 나갈 때까지의 재충전이라고 하지만... 좀 기네요. 물론 이 생활이 못 견딜만큼 미치겠다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머리띠 묶고 동지들 만날 날을 기다립니다. 그 때까지 동지들 모두 건강하세요.

안양교도소 4월 15일 봄날이 쥑입니다.
그럼...


2004. 4. 15. 목
김성봉입니다.

p.s 물론... 당연히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일터에 제 편지 넣지 마세요. 꼭입니다...
사금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