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장에서 영화보기1 - 오랜만에 만난 이주 동지들


* 오랜만에 만난 이주 동지들 *

... 그래도 간신히 "4월이 다 지나기 전에" 출석도장 찍고 왔습니다.

27일 보호소에 있던 깨비, 굽타, 헉 동지의 출국과 더불어 네팔로 메이데이 연대투쟁단이 출국한 데다가, 총선 뒤 메이데이 전 2주간 여기저기 토론회다, 회의다, 지역 조직화다 해서 이주 동지들 상당수가 출장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소 뻘쭘~히 서서 영화 상영을 기다리고 있는데 단식했던 동지들 중 하나인 마숨 동지가 반갑게 맞아주더군요. 오랜만에 보니까 잔뜩 야위었던 얼굴에 살도 좀 오르고 늘 충혈되어있던 눈도 맑아져서 본래의 미모가 확연히 드러나더군요(^^). 제가 해드린 건 하나도 없는데도(심지어 값비싼 수액마저도 동지들의 거부로 끝내 폐기처분한... ㅠ.ㅠ)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단식 때는 등이 많이 아파서 밤잠을 설치고는 하셨는데, 다행히 통증도 줄어들었다고 하시더군요.

단식 동지들 중 골반염으로 고생하셨던 라디카 동지와 마문 동지는 출장 중이라 아쉽게도 얼굴을 보진 못했고, 마지막으로 몸살에 걸려 누워계신 까지만 동지와 눈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마숨 동지가 일본에서 친구가 보내준 약이 있는데 어떻게 먹어야 되느냐고 물어보더군요.

약통을 좀 보자고 했다가 "클로렐라"와 "건강보조식품"이라는 영어 단어 이외에는 하나도 알아볼 수 없는 일본어 때문에 진땀좀 뺐습니다. 다행히 구성성분에서 "열량" "지질" 두가지는 가타가나로 되어 있어서 알아볼 수 있었고, 뭔가 복잡한 히라가나 뒤에 A, B1, B2, C, E라고 쓰여 있어서 그게 비타민이라고 아는 척도 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루에 20알씩 먹는다는 것을 규명해내었던 것입니다. 음하하.

그렇게 몇분 더 반가운 얼굴들을 보고 수줍게(제가 좀 낯을 가리잖아요 ^^;;;;) 인사를 건네었는데, 대부분 갑작스런 추위에 지쳐있어서 농성장 상황은 많이 듣지 못했습니다. 마숨 동지 말로는 메이데이 투쟁에 대해서도 아직 확실히 결정한 것이 없어서 회의를 더 해야한다는군요. 어쨌든 대학로에서 다시 만나겠지요.

콩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