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0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투쟁뿐입니다

일터기사

[현장통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투쟁뿐입니다
삼성SDI 산재노동자 김명진

안녕하십니까? 저는 삼성SDI 산재노동자 김명진(여, 29)입니다. 93년 11월 10일 삼성SDI에 입사하여 98년 9월 사내기업으로 넘어가 98년 8월 23일 강제사직을 당했습니다. 98년 12월 당시 목이 안 돌아가고 5분을 앉아 있기 힘들 정도로 몸이 안 좋아 근골격계 질환인 ‘근막통증후군’으로 산재요양신청을 했다가 불승인 받고 2003년 5월 22일 재차 요양신청을 했다가 반려가 되었습니다. 저는 VDT증후군(컴퓨터 단말기 증후군)이라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또다시 정신과질환과 안과질환으로 최초요양신청을 하여 결과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일하다 아픈데도 불승인이라니!

그 당시 불승인 이유는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측 자문의들의 소견 때문이었습니다. 근전도, CT상 정상소견이고, 저와 같이 아픈 사람이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러나 퇴사해 결혼해 사는 동료들이나 지금 현장에 일하는 여사원들 중에서도 저처럼 아픈 사람이 많습니다. 아파도 정형외과를 가거나 안과를 가서 물리치료 및 약물치료를 받는 게 전부였으며, 어느 병원의 어느 과를 가야하는지도 모르고, 일을 해서 아픈 건 알지만 그저 자기 탓이려니 생각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여사원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병원비가 더 많이 나오잖아’라는 말을 그 당시에는 물론 퇴사를 한 지금까지도 한다는 것입니다.

공단의 불승인으로 생계 뿐만 아니라 몸도 정신까지도 망가져 갔습니다

불승인 이후 아파서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회사의 회유를 못 이겨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나 사직서는 위조되어 사직 이유도 ‘건강상의 이유’에서 ‘가정상의 이유’로 바뀌어서 실업급여도 타지 못했고, 퇴직금도 받지 못하고 강제사직을 당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삼성측 관계자들이 저에게 하는 말이 사내기업에서 퇴직금도 떼어먹었다는 – 사직서를 쓸 당시 사내기업을 다닌 지 일년이 되기 일주일 전 – 것을 인정하고 아울러 회사에서 일하다 아팠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회사를 나온 뒤 두 달여 동안은 병원도 가지 못하고, 겨우 밥 한 끼 챙겨먹는 정도였습니다. 돈이 없어 병원에 다니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해 병원비를 충당하고, 아르바이트도 아파서 3개월을 넘기지 못하는 세월을 4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런 악순환은 계속되었습니다. 직업병이라 믿었기에 여러 지역을 다니며 진료, 검사를 하였고, 그때마다 결과는 항상 정상소견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엄마와 저를 아시는 어르신들은 ‘신병이다’라는 말씀까지 하실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전 ‘섬유근육통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안구건조증’과 정신과에서는 ‘적응장애’와 ‘신체형장애’ 진단을 받은 상태입니다. ‘근막통 증후군’이 심해져 ‘섬유근육통증후군’으로 발전을 했고, 정신과질환과 안과질환, 장질환까지 발생하였습니다.
제 몸은 충분히 쉬지 않으면 잘 걷지도 못하고, 경제능력을 행사하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만원버스에 20여분을 타고나면 팔에 경련이 심해 한 시간 정도 지나야 진정이 되고, 피곤하고 긴장하면 소아마비 환자들보다 더 심하게 걸음을 걷습니다. 눈이 아파 안약을 달고 살며, 정신과 약을 달고 삽니다. 또한 ‘위염’과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배가 아프고 설사와 변비를 달고 살고, 소화도 안 되고, 헛배가 불러 밥도 제대로 못 먹는다는 것입니다. 근골격계 관련해 치료도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인해 침도 못 맞고, 물리치료나 겨우 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정신과 약만을 복용하고 있는 상태이며, 근막통에 대한 치료는 병원에서는 받지 않고 있는 상태이며, 집에서 엄마가 부황을 떠 주시고, 몸에 붙이는 침을 붙이고, 목욕탕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마사지를 받고 있습니다.

1인 시위로 몸이 부셔지는 한이 있더라도…

1인 시위도 회사 앞에서 집회 및 선전전이 있은 후 한차례 했었으나 당시 몸의 경련이 심했고, 그 뒤로는 일주일 정도 하지 못했습니다. 1인 시위 할 때는 제 옆이나 주위에 있던 사측 관계자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 뒤의 주차장 쪽에서 모두 숨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경련이 너무 심하고 몸이 너무 안 좋아 갑자기 눈물이 나오고, 너무 서러워 혼자 앉아 울고 있었는데 사측관계자 한 명이 뛰어오더니 제가 앉아있는 의자를 마구 흔들고, 저를 흔들며 왜 우냐며, 경련이 심한 제 몸을 보며, 왜 그러냐며 몸이 이렇게 안 좋으니 집으로 가라고 하더군요. 집까지 데려다 준다며. 그래서 전 사내기업의 모사장이 눈이 있으면 와서 보라고 해라, 내 몸이 어떤지 와서 직접 보라고 하라며 계속 울며 집에는 가지 않겠다고 하고 경련이 심한 상태로 1인 시위는 끝까지 하였습니다. 그 뒤에는 잘 걷지 못하여 병원도 못 가고, 1인 시위도 하지 못 했습니다.

공단의 현장조사도 기만적이었습니다

일주일 후 근로복지공단에서 회사로 현장조사를 나왔는데 현장사원들에게 질의응답을 할 때 현장 사무실에서 사측관계자들이 보는 앞에서 했으며, 사장도 그 자리에 없었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공단 측에서는 이번(정신과, 안과질환) 산재신청으로 인해 병원에 의뢰서를 등기로 보냈다고 하였으나, 공단에서 병원에 의뢰서를 보내서 다시 공단이 받기까지의 기간은 무려 15일에서 20여일이 걸렸고, 신청내용이 두 건이기에 자문의를 구해야 하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겠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위의 사건으로 일대일로 질문을 해야 하지 않느냐며 항의를 하였을 때는 ‘그래서’ 현장사원에게 질문지를 주고 작성을 해 보내달라고 하고 나왔다는 말 밖에는 하지 않더군요.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저의 투쟁은 계속될 것입니다
전 7월 15일부터 삼성SDI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저의 투쟁은 계속될 것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투쟁뿐입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평생이 걸릴지라도 전 투쟁할 것이며, 삼성재벌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꼭 이겨 여러분 앞에 좋은 소식 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강제사직 강요한 정우전자 각성하라
삼성SDI는 꽃다운 내 청춘을 돌려달라!
삼성SDI는 사내기업으로 떠넘기지 말고 직업병 인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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