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2월] 전국의 분노가 한진으로 집중되고 있다!

일터기사

[현장통신]

10월 17일 35미터 높이 크레인에서 129일째 고공농성을 벌이던 한진중공업 김주익 지회장 자결. 10월 23일 세원테크지회 이해남 지회장 분신. 10월 26일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 이용석 광주본부장 분신, 10월 31일 사망. 1,400억 대의 손배가압류, 132명의 노동자 구속, 4천여 건을 훨씬 넘은 부당해고… 상상을 초월하는 정권과 자본의 노동탄압이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매해 2,600명을 넘는 노동자가 노동재해와 직업병으로 죽는 것도 모자라 ‘인간답게 살아보겠다’고 싸움에 나선 이들의 목숨까지 앗아간 것이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굳이 ‘기필코 살아서 함께 투쟁하자’는 민주노총의 긴급담화문이 아니더라도 살아남은 자들의 몫으로, 더 이상 죽지 않기 위한 절박한 투쟁이 시작되었다.

전국의 분노가 한진으로 집중되고 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부산연구소 준비위원회 이숙견

한진중공업의 김주익 지회장이 악랄한 한진의 만행에, 살인적인 정권의 노동정책에 죽음으로 맞섰다. 김주익 노동해방 열사는 흩어진 한진의 조합원들을 비롯하여 전국의 동지들을 한진중공업으로 집중시켰다.
10월 22일, 부산역에서 약 4천여 명의 동지들이 모여 집회를 진행한 후에 대오는 한진중공업으로 향했다. 그 과정에서 한진 해운센터 타격투쟁이 벌어졌으며, 이 날의 타격투쟁은 한진중공업 신관에까지 이어졌다. 10월 24일 한진 동지들의 분노는 노동청 앞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표출되었다.
그리고 10월 29일, 다시금 전국의 동지들이 부산역에서 모였다. 행진을 시작하자 고가다리에서 ‘조남호를 구속하라’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리고, 조남호 구속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삐라가 곳곳에서 뿌려졌다. 전국에서 달려온 동지들의 분노는 대한항공에서부터 표출되기 시작하였다. 집회대오는 대한항공 앞에서 볼트와 돌멩이를 던져 대한항공을 타격, 한진에 대한 분노를 가감 없이 드러내었고 이 분노는 한진해운센터 앞에서 극렬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10월 30일, 한진자본은 또 한 명의 동지를 우리 곁에서 떠나게 했다. 바로 전 문체부장이었던 곽재규 동지였다. 조합원들과 연대대오들의 슬픔과 분노는 극에 달했다. 곽재규 열사는 김주익 열사와도 절친한 사이였으며, 10월 17일 이후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추스르기 힘들어했다고 한다.
이렇듯 한진 자본과 노무현 정권은 두 명의 동지들이 스스로 세상을 버리게 만들었다. 현장 안에서 집회를 중심으로 진행하던 동지들이 신관 앞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김주익 열사에 이어 곽재규 열사마저 곁을 떠나보낸 한진의 동지들이 주춤했던 신관 타격투쟁을 시작했다. 10월 31일 신관 앞에서 분노한 동지들이 돌멩이를 주워들고 한진자본을 응징하기 위한 투쟁에 나섰다. 이제 한진 동지들의 슬픔과 분노는 전국의 동지들에게 전달되어 이 투쟁을 함께 전개해 나갈 것이다.

세원사태 “단위사업장만의 문제 아니다”
참세상방송국 박종모

“내가 암 걸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분신하라고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사과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11월 4일 세원대책위와 회사관계자들과의 면담자리에서 김문기 세원그룹 회장이 한 말이다.
조합원의 노동조합 출입을 막기 위해 회사쪽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던 도중, 故 이현중 씨는 중상을 입고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책임과 대책을 회사 쪽에 요구하던 이해남 노조지회장은 분신을 했다. 한 명의 노동자를 죽음으로, 또 한 명의 노동자를 분신으로 내몬 상황에서 이 회사 최고 책임자의 태도는 오히려 당당했다.
이 지회장이 분신한 이후, 회사 쪽은 근본적인 사태해결보다는 가족들을 찾아가 합의를 시도해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 또한 해명성 보도 자료를 보내 “조합원들의 지지가 취약한 가운데 조합의 운영 방향과 미래에 대해 진퇴양난의 상태에서 국면 전환을 위한 돌파구가 필요”해 이 지회장이 분신했다며 사건을 호도하기도 했다.
세원대책위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동자들에 대한 회사 관리자들의 일상적인 폭력과 욕설,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부당노동행위 등 중소사업장에 만연된 회사쪽의 노동탄압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나아가 이를 파괴하려는 회사 쪽의 전근대적인 시각을 교정할 수 있는 법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이들은 강조한다.
조합원들과 가족들은 지난 9월 1일부터 대구 성서공단에 위치한 세정정공(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 지회장이 치료를 받고 있는 대구 동산의료원과 세원정공 앞에서 집회를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노동자들의 연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오빠는 여기까지 했으니 남은 것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조혜연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동조합의 故 이용석 동지가 분신을 하고 파업농성투쟁을 시작한지 벌써 10여 일을 넘어섰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 사측은 여전히 예산문제라며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고 심지어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정규직채용 특채공고를 내서 조합원들을 교란시키고 있다. 정권 역시 그편을 들어 추모식을 하던 조합원마저 방패로 찍어내리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은 다른 모든 비정규직과 다를 것이 없다. 정규직화 가능성 하나만 바라보고 정규직과 똑같이 일하며 임금은 정규직의 반밖에 안 되는 저임금을 받는다. 게다가 정규직은 다 받는 업무추진비, 교통비, 식대, 효도휴가비 등 그 외의 수당은 전혀 없으니 실제로는 정규직의 반에도 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파도 병가도 내지 못하고, 매년 재계약을 위해서는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아야만 한다. 이것이 ‘근로자의 행복을 위한다’는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이다. 공기업에서 앞장서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비정규직을 늘려가는 정권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현재 근로복지공단 비정규노조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쟁취! 비정규직 철폐!’를 걸고 싸우고 있다. 구호를 외치는 것조차 어색하고, 왜 이 투쟁이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의 선봉이어야 하는지도 이해할 수 없던 조합원도 있었지만 이제는 姑 이용석 동지의 뜻을 이어 힘차게 싸울 것을 결의하고 있다. 이용석 동지의 동생이 남긴 짧은 한마디가 계속 모두의 귓가에 맴돈다. “오빠는 여기까지 했으니 남은 것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조합원들 뿐 아니라 누구하나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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