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현장]
사진 이정원 / 글 박지선
천안에 자그마하게 자리잡은 사업장 <베스콘>은 각종 렌즈와 기타 관련품을 생산하는 업체이다. 렌즈의 많은 종류와 특성상 작업은 모두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한다. 생산되어져 나오는 렌즈를 불순물은 없는지, 표면이 울퉁불퉁하지는 않은지 육안으로 하나하나 확인해야 한다. 또 이렇게 생산된 렌즈의 내·외부 포장작업 역시 여성노동자의 수공업으로 이루어진다. 하루에도 외주 오더에 따라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렌즈를 생산하는 이 작업들은, 하루종일 손목과 목, 그리고 허리를 혹사시켜야만 가능하다.
<베스콘>의 여성노동자들은 아이와 놀아줄 시간도, 집안일을 깔끔하게 해나갈 여력도 없다. 살기위해 했던 고된 노동은, 도리어 숟가락 하나를 들지 못할 정도로 삶을 병들게 했다. 2003년 근골격계 집단 요양투쟁을 시작한 베스콘 노동자들은 말한다. 이제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고. 일상적이지만 신성한 노동으로 만들어낸 렌즈가 세상에서 눈으로 작용하듯, 우리의 투쟁이 세상을 노동자의 눈으로 바라보게 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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