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9월/노동안전보건단체 탐방]충노건협이 궁금하십니까?

일터기사

[노동안전보건단체 탐방]

충노건협이 궁금하십니까?
충청지역 노동건강 협의회 준비위원회 상담실장 황운하

97년 외환위기 이후 강화된 노동강도로 현장 노동자의 건강은 날로 악화되고 있었다. 게다가 자본의 탄압으로 인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었다. 산재신청을 해 보았으나 그 조건조차 상당히 어렵고 힘들었다. 자본의 회유와 협박에서 노동자는 개인치료, 또는 재수가 좋아 공상으로 치료받는 수를 택했지만 그래도 아픈 몸은 좋아질 수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대우조선 근골격계 투쟁을 접할 수 있었고, 현재 투쟁방식으로 도저히 노동자의 건강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지역 금속사업장 중심으로 근골격계 집단요양투쟁을 전개하였고 그 결과는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히 어려운 점이 많았다. 준비단계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진료기관, 근골격계 환자 상담 등. 지금이야 대수롭지 않은 사항들이나 그 당시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근골격계 질환의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서 행해야 할 작업환경개선투쟁의 구상도 처음 하는 동지들에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은 또 다른 준비를 할 수 있게도 하였다. 특히 아직도 조직되어 있지 않은 노동자, 법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건강권마저 묵살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서 근골격계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사업장의 어려움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모임이 필요한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 준비를 하게 되었다. 그 결실이 바로 충청지역 노동건강 협의회(준, 이하 충노건협)이다. 아직 준비위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건강한 일터, 노동자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열심히 활동 중에 있다.

충노건협은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받으며, 노동의 가치가 노동하는 이에게 정당하게 주어지는 건강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전국적인 노동안전운동 단위와의 연대활동과 단위사업장과의 연대사업을 통해서 구체적이고 과학적으로 직업병과 산재를 연구하고, 교육하며, 투쟁하는 노동단체이다. 이를 위해서 조사연구사업, 교육사업, 상담 등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근골격계 직업병 인정투쟁에서 노동강도강화 저지투쟁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강고한 의지로 지역의 많은 동지들이 충노건협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역 사업장의 특성상, 대전 및 충청지역에는 영세 사업장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최저 생활비로 한 달을 살아야 하는 노동자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에 자신의 몸을 돌 볼 겨를도 없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항상 연구하고 학습하는 자세로 모여 회의하는 충노건협은, 첫 사업으로 택시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직업병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하루 12시간의 장시간 노동으로 목이며 허리며 무릎이 만신창이가 된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다시 찾기 위해 현재 교육과 조사사업을 진행 중이며, 1평 남짓 밖에 안 되는 좁은 차 안에서 온갖 소화기 호흡기 질환을 알고 있는 노동자들과 함께 건강한 일터를 만들기 위하여 투쟁을 준비 중이다. 또한 데이콤지부 등 통신업 관련 노동자들의 건강권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은 이제 노동자의 죽음으로 드러나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서지 못하게 하는 조건이 노동자를 어렵고 힘들게 하지만, 희망의 현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충노건협 동지들은 오늘도 현장을 돌고, 노동자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연구소를 계획하고 있으며 지역검진센터까지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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