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현장]
사진 노동자의 힘 이정원 / 글 편집실 이민정
24시간 대형할인매장. 커다란 매장에는 겨울분위기를 잔뜩 내는 계절상품부터 온갖 생활필수품까지 없는 것이 없다. 1년 365일 불야성인 대형할인매장이 동네에 들어서면 짐짓 들뜨고는 했고, 한 번쯤은 쇼핑카트 가득히 지금 필요도 없는 물건을 실고 의기양양 계산대를 향하기도 했다.
그 화려한 대형할인매장에서 계산대를 지키는 노동자들은 하루를 꼬박 서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24시간 운영을 위해 3교대로 돌아가며 계산대 앞을 지키고 서 있으면, 다리는 퉁퉁 붓고, 발바닥에는 굳은살만 늘어간다. 그렇게 일하다보니 나이와 상관없이 무릎이며 발목이며 쑤셔와, 조금만 날씨가 흐려도 ‘비가 오나, 안 오나’ 하며 쓴웃음의 내기도 한다. 하루 종일 계산기를 두들기다보니 손목·어깨·팔이 저려오는 것 역시 혼자서 감당해야할 아픔이다. 점심시간, 휴식시간이 있지만 행여 휴무 인력이라도 생기면 이 시간마저도 미뤄지기 허다하다. 온 세상이 들뜨는 명절, 연말이 되면 계산대를 지키기 위해 오히려 명절휴가를 명절이 아닌 날에 써야 한다. 그렇게 이들은 365일, 24시간 할인매장을 홀로 서서 받쳐내고 있다. 의자 하나 없는 좁디좁은 계산대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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