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0월] 여가나누기 – 스피드와 건강을 위해 – 인라인스케이팅

일터기사

[여가나누기]

스피드와 건강을 위해 – 인라인스케이팅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편집위원장 황운하

약간은 서늘해진 저녁시간이면, 바람을 가르며 운동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바로 신종 인기 스포츠인 인라인 스케이팅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를 즐기는 것 자체가 사치스럽다고까지 느껴질 정도로, 현재 노동자들은 고된 노동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노동자들에게는 평일에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자체도 극히 한정적이다. 이런 문제점들을 단번에 풀어줄 수 있는 운동이 아마도 인라인스케이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아이들과 함께 퇴근 후 할 수 있는 운동이 무엇일까 고민을 하던 중 인라인 스케이트를 접하게 되었다. 헬스라든지 각종 격투기 운동, 수영 등 저녁 퇴근시간을 겨냥한 생활체육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로는 부적절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선택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채 4살도 안 되는 어린 아이부터, 60살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어르신까지 온 가족이 함께 건강과 스피드, 그리고 가족의 단합을 위해 선택하는 운동! 그것이 바로 인라인 스케이팅일 것이다.

“혼자타면 실력이 늘지 않아 사람들이 많은 곳을 선택해서 눈으로 보면서 배워야 실력이 늘지…” 회사에서 인라인을 가장 잘 타는 형님의 말을 듣고 모처에 있는 광장을 찾아가 스케이팅을 시작하였다. 처음 신어보고 타보는 인라인은 바로서기도 힘들고 앞으로 달린다는 것은 더욱 힘들었다. 옆에서는 앞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뒤로도 신나게 달리는데, 나는 난간만 붙잡고 서서 구경만 하자니 한심스럽기도 하고 배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간을 놓고 약간 경사진 곳에서 무릎을 구부리고 허리를 숙이고 내리막길이라는 장점을 이용하여 스케이팅을 시작하였다. 시작과 동시에 나의 몸은 하늘로 치솟았고 약 1m 정도 높이에서 높이뛰기를 하듯이 뒤로 넘어졌다. 보호대를 하였기에 망정이지 죽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가슴은 세근반, 네근반. 주위 사람들은 혹시 방금 넘어진 사람이 죽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내 주위를 빼곡이 둘러서서 바라보고만 있고 체면 구겨질까봐 바로 일어서지 못하고 누군가의 부축을 기다리며 누워 있던 순간, ‘이제는 그만 타야지’하는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러나 집사람과 아이들과의 약속 때문에 결국 포기하지 못하고 다시 난간을 잡고 서서 구경하던 시간들,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로만으로도 머리가 아파 죽겠는데 스트레스 풀러 왔다가 다시 스트레스 받는 신세가 되어 버린 지금, 포기해야 하나 아니면 다시 시작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었다. 한 달여 정도 지났을까! 고생 끝에 낙이 온다던 말이 현실로 나에게 다가왔다. 이제 스케이팅은 남들이 보고 부러워 할 정도로 부드럽고 속도도 제법 붙는다는 기분이 들었다. 누가 이야기했던가! ‘배움의 고통은 미래의 행복이다’라고. 힘들게 배운 만큼 남들처럼 신나는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고 이제 아이들과 집사람에게도 스케이팅을 직접 가르칠 수 있는 실력이 되었으니 이제 온 가족을 스포츠가 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인라인스케이트의 가격이 워낙에 고가여서 쉽게 구입하기란 너무도 어려웠다. 아이들 것만 해도 보통 10만원 정도를 주어야 사고, 집사람 것까지 함께 구입하려니 생활비 걱정에 집으로 돌아와야 했고 무능력한 내 자신이 너무도 한심스럽기만 했다. 인라인 스케이트 역시도 자본의 사치품인가 하는 생각에 너무도 마음이 아팠다. 하루에 2000~3000원 정도로 대여품을 이용하여 스케이팅을 즐기던 나로서는 정작 구입하려고 하니 인라인 스케이트 가격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노동자들을 고액연봉자로 내몰며 사회의 언론을 통해 ‘이제 노동자도 잘 먹고 잘 살고 있다’고 떠들던 자본과 언론을 바라보며, 10만원대의 인라인 스케이트 정도도 쉽게 구입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에게 ‘고액연봉자’라는 건 그야말로 과대포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는 모두 인라인스케이트를 자유자재로 타고 있다. 매일 술 약속에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나로서는 일주일에 많아야 2번 정도 가족과 함께 스케이팅을 즐기는 게 전부이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기에 너무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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