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2월] 강고한 연대투쟁만이 승리하는 길이다

일터기사

[현장통신3]

강고한 연대투쟁만이 승리하는 길이다
충청지역노동건강협의회(준) 사무국장 이강철

만약 42개월 동안 제때 월급을 받지 못했다면, 근 3개월 동안 월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면, 당신은 어떻겠는가? 이런 우습지도 않은 일이 청주에서 벌어졌었다.

우진교통 노동자들은 지난 수개월동안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며, 열악한 노동조건과 환경에서 노동을 해왔다. 계속된 임금체불과 열악한 환경 개선을 위한 교섭은 불발로 끝났고, 결국 지난 7월 24일 임금협상 결렬과 체불임금 14억 8천만원 해결을 촉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사측은 노조의 주장에 아무런 응답 없이 8월 25일 직장을 폐쇄하고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사측의 이런 악행에 우진교통 노동자들은 급기야 사업면허 취소를 주장하며 11월 2일 청주 시청 앞 광장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게 되었다. 그러나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그동안 받지 못한 월급이 아니라, 폭력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이었다. 11월 5일 오전 7시 경찰 병력은 불법집회라며 천막 농성장을 침탈하여 우진교통 노동자 187명을 연행했다. 또한 공권력 투입에 항의하며 농성 중이던 37명을 추가로 연행하기도 했다. 그 자리에는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나이어린 아이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 병력은 강제로 이들을 시청 밖 거리로 내몰았다. 임금체불, 교섭결렬, 묵묵부답으로 나오는 사측에 대해 해결해 달라고 최후의 방법으로 시청을 찾은 이들에게 시청은 정반대로 이들에게 폭력을 가하며 거리로 내몰은 것이다. 이 사태가 발생하자 지역의 동지들은 적극적인 연대투쟁을 전개했다. 충북지역 뿐만 아니라, 대전에 있는 동지들 또한 비상 연락망으로 우진교통 투쟁에 결합했다.

경찰의 폭력은 5일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문제해결 당사자로 나서겠다는 청주시장이 기자회견을 앞둔 전날, 경찰은 또 다시 우진교통 노동자들의 눈에서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15일 저녁에 우진교통 노동자와 연대대오 350여명이 모여서 5일 저녁부터 시작된 저녁 집회를 시청 앞 도로 4개 차선을 점거한 채 진행했었다. 집회를 벌이던 중 노조 입장과 크게 다른 ‘사측의 사업면허를 즉각 취소하되 1년 동안 우진교통의 신규 사업 면허를 유보한다’는 내용의 문서가 발견되었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었다, 우진교통 노조는 시 관계자의 해명을 요구하며 시청 진입을 시도하였고,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1시간 여 동안 격렬한 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우진교통 노동자가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당시 그 곳에 있었던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동지가 죽은 걸로 알았다.) 다행히도 이 싸움은 17일 청주시가 노조의 안을 적극 수용하는 기자회견으로 끝마무리를 지었지만, 지난 기간 체불임금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해야만 했던 우진교통 노동자에게는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으로 내몰리며, 그들에게 가한 정권과 경찰의 폭력은 지울 수 없는 상처일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에게는 단결과 연대가 있기에 전진할 수 있는 것. 우진교통 노동자들의 투쟁은 비단 그들만의 투쟁은 아니었다. 침탈 소식을 듣고 새벽부터 달려온 동지들. 우리 노동자가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한밤중에 지역 곳곳에서 달려온 동지들의 힘은 끝내 경찰과 시청의 두 손을 들게 한 것이다.

브레히트가 자신의 시에서 말하듯이, 투쟁하는 자는 패배할 수도 있다. 그러나 투쟁하지 않는 자는 이미 패배한 것이니. 온 가족이 하나가 되어서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함께 투쟁한 우진교통 가족들은 투쟁의 승리자이다.

우리는 언제나 노동해방 그날까지, 노동자가 주인되는 그날까지 싸울 것이다. 그리고 이 싸움은 당사자만의 고독한 싸움이 아니라, 노동자 모두의 문제로서 연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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