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월/투쟁의현장]’노가다’라고 불리는 건설노동자

일터기사

[투쟁의 현장]

‘노가다’라고 불리는 건설노동자
건설일용노조 공안탄압 분쇄를 위한 명동성당 농성단장 김호중

정말 춥다. 아침에 일어나기 싫다. 며칠 전까지의 상황이다.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스치로폴 깔고서 비닐 덮고 침낭에 의지하여 자는데 영하10도로 떨어지다니. 흰 서리 낀 비닐을 걷고 일어나야만 하는 심정은, 그 상황이 닥쳐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우리는 건설자본을 공갈협박 하였고 금품갈취 하였다고 하여 수배되었다. 건설노동자에게 임금체불 시키고 산재를 은폐하고 기본적인 권리를 유린한 자들에 대하여는 방조하던 자들이 건설노조에 대해서는 무조건 구속하고 보자는 것이다. 노동자가 한사람의 인간임을 선언하기 위해서 분신을 하고 자결을 할 수밖에 없는 나라에서, 수배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이 사회에서 건설노동자라는 말은 생소하다. 노가다라고 불려지며 멸시받고 천대되는 노동자. 이 노가다라는 말속에는 불안정한 생활 모두를 내포하고 있다. 만성적인 임금체불, 시도 때도 없이 벌어지는 산재은폐, 일방적인 산재처리, 퇴직금조차도 주지 않으려는 현장, 주·월차는 근로기준법에 명시되어 있을 뿐인 한낱 꿈이라고 생각되는 곳, 노가다 골병이라고 표현되는 건설노동자 만성질환은 그저 노가다판에 잘못 발 들여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해버리는 이런 현실…….

건설노조가 현장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아직은 너무나 소박한 것이었다. 하지만 자본과 정권에게는 세상을 건설현장처럼, 모든 노동자를 노가다 인생으로 만들려고 하는데 건설노조가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고 하는 것이 눈에 가시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제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노동자라면 법으로 명시된 최저한의 노동할 수 있는 조건인 근로기준법이라도 지키라고 해야하는 것이고, 죽지 않고 일할 수 있게 산업안전보건법 지키라고 해야 하는 것이고, 만성적인 고용불안과 계절실업 상태에 고용보험 적용하라고 해야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명동성당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한 달이 되어간다. 2003년 말미에 동지들의 연대로 천막도 치고 2004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2004년 한 해는 건설노동자가 다시 한번 탄압을 뚫고 일어서 노조로 뭉치는 해가 될 것이다. 전국적인 공동투쟁을 통하여 자본과의 전선을 쳐나갈 것이다. 또한 전국적으로 지역으로 업종으로 흩어져 있는 건설노조가 전국 단일노조로 건설되어 가는 한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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