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월] 생생한 꿈을 보다!?

일터기사

[세상사는 이야기]

생생한 꿈을 보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교육위원 오주환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길 원한다. 더 이상 착취하지 않고도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그러나, 그 모습이 잘 상상이 되질 않는다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았다. 그때마다 내가 예를 들어 말하기를 좋아하던 것 중의 하나는 이런 것이었다.

“어딘가 볼일을 보러가야 할 때가 생기면, 길가에 서있는 자동차나 자전거를 그냥 아무거나 타고 가서는 그 차나 자전거를 근처에 그냥 세워 놓는다. 물론 이 차는 내 차가 아니다. 그렇다고 나와 무관한 남의 차도 아니다. 그저 우리들의 차인 것이다. 그리고 볼일을 본다. 돌아올 때는 눈에 띄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또 다른 차나 자전거를 타고 돌아온다. 그리고 역시 도착한 곳 근처에 세워 놓는다. 물론 엔진을 시동하는 차의 열쇠는 그대로 꽂아 놓고. 자전거의 경우에도 잠금 장치는 필요치 않다. 누가 가져가지 않겠냐고? 왜? 가져간다면 그것은 그 차나 자전거가 필요해서 타고 갔다는 이야기이니 상관없다. 자기 집으로 가져가 버리면 어떡하냐고? 왜? 가져가서 뭐할 건데? 길가에 어디에나 자기가 타고 싶으면 언제나 타고 갈 수 있는 게 있는데 뭐 하러 그걸 집으로 가져가서 좁은 마당을 차지하게 만들까? 언제나 필요할 때 쓸 수 있는데…”

이쯤에서 어떤 사람들은 그러면 참 좋겠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또 이런 질문을 한다. 좋기는 하겠지만 그럼 차가 고장나면 수리는 누가 하냐고. 기름이 떨어지면 그건 누가 넣냐고.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난 어제 본 TV프로그램의 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다. ‘… 차량을 소유하지 않는다. 차량이 필요하면 차량을 신청해서 신청한 장소에서 차량을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냥 약속한 장소에 놓아둔다… 사용료는 낸다. 부유해도 차를 자주 쓸 필요가 없는 사람들은 이렇게 하는 게 비용이 덜 든단다. 다만 차로 자신을 뽐내려는 생각만 접으면 된단다.’ 나의 상상과 일치되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약간의 어쩌면 매우 중요한 차이가 있다. 사용료를 내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술적 개념은 매우 유사하다. 이곳은 새로운 세상과 거리가 먼 현재의 미국이었다. 또 다른 장면. ‘… 자전거로 도시내를 이동한다. 이동하다가 자전거로 가기엔 다소 먼 거리를 가려고 버스를 타려면 자전거를 길가 사거리 모퉁이에 어디나 세워 놓고 버스를 탄다. 내려서는 다른 자전거를 탄다. 요금은 내지 않는다….’ 이곳은 독일이었다. 이 경우는 내가 말한 것과 거의 같다. 상상이 아니다. 현실이다.

앞에서 말하던 이어진 질문에 나는 이렇게 답한다.
“차가 고장나면 차가 고장났다고 종이에 써서 눈에 잘 띄게 붙여 놓는다. 가능한 내가 아는 정보를 꼼꼼히 써넣는다. 어떤 증상을 보이는지에 대해, 그리고 내가 그 증상을 발견한 일시에 대해…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차를 타지 않을 것이고 그 옆에 있는 다른 차를 이용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의 사람들은 차량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차를 수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이 이 차량을 고쳐서 놓을 것이다. 고치고 나면 언제 고쳤으니 이젠 타도 좋다고 써 놓고 갈 것이다. 그러면 다음엔 그 차를 또 다른 사람이 탈 것이다. 주유소에 가서 기름을 넣어도 돈을 내지 않는다. 주유소에서 돈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주유소에 기름이 떨어지면? …. (지면 관계상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긴다)…”

물론 이런 조건은 모두가 자유롭게 살아가며, 하고싶은 즐거운 노동만을 할 때 가능하다. 그러나 이중의 일부, 즉 앞부분에서 말한 것은 새로운 세상이 아닌 나라에서 이미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참으로 신기하게 느껴졌다. 차량은 요즘 시대에선 경제적 부의 수준을 나타내주는 그 사람의 이름표나 표식 같은 역할을 하는 물건이 되어 있다. 그래서, 별로 자주 차를 쓰지 않는 사람도 돈이 많으면 고급차를 사고, 반면에 차를 매우 자주 써야 되고 하루 중 운전하는 시간이 매우 많아서 그래서 안전장치가 잘되어 있는 차가 꼭 필요한 그런 사람은 오히려 돈이 없어 경차를 타야 한다. 그러나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도 차량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 생겨났다. 자전거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이 생겨났다. 상상이 부분적으로나마 이미 현실화되고 있었다. 또 한편 부분적으로라도 끊임없이 생활의 곳곳 여러 영역에서 현실화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난 이런 부분적인 것을 넘어서 결국 전면적으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사람들의 상상이 모두 현실화되길 바란다. 그리고 가능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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